언 땅에 발 묻고 제천으로 가는 길목
어머니처럼 목이 길어진 솟대
강굽이 휘돌아
얼음 위를 구르는 바람
탯줄처럼 귀 울리는 고향의 소리
푸르른 시냇가
내가 살던 초가집
갈색의 뒷동산을 뛰어 노는 다람쥐처럼
잡초 무성한 옛 둥지의 흔적
이끼 낀 돌담의 낮선 침묵이여
월악산 잎 떨어진 가지
수도 없이 피어나는 눈꽃은
아쉬움에 잠 못 드는
세월의 미소인가
시작 노트:
남국의 나라에서 맞이하는 설날입니다. 몇 번째더라? 횟수 꼽는 것도 잊어버린 일상이지만 고향의 그리움은 얼음 위를 구르는 바람처럼 늘 한결같습니다. 나는 비록 떠나 왔어도 뒷동산의 주인인 다람쥐는 아직 잘 살아있으리라. 이런저런 아쉬움에 잠 못드는 밤, 김준규 시인이 전하는 눈꽃으로 마음 달래봅니다.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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