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감접종률 77% 달하는데 코로나접종은 13% 불과…우려 수준”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고위험군 동절기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기석 “미국보다 접종률 낮아…여름과 겨울은 달라 접종 중요”
“고위험군 접종률, 60%는 돼야…이번주·다음주 접종 필요”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본격적인 코로나19 겨울 재유행을 앞두고 백신 동절기 추가접종률이 저조해 우려스럽다며 적극적인 접종 참여를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14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에서 여름 유행이 (하루 최대 확진자) 18만명까지 가면서 잘 지나갔으니 이번 겨울도 괜찮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여름과 겨울은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름에는 다른 계절성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아서 코로나19만 대응하면 됐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었다”면서 “이번 겨울은 개인의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감염되면 중증으로 갈 위험성이 더 크고, RS 바이러스나 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이 함께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진료를 받을 가능성이 떨어져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화이자 BA.4/5 개량백신 접종

오늘부터 시작되는 화이자 BA.4/5 개량백신 접종 (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 BA.4/5 변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화이자 개량백신(2가백신) 접종이 시작된 14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BA.4/5 기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작한 사전예약을 한 사람의 접종이 이날 시작되며 의료기관에 잔여백신이 있는 경우 당일 접종, 현장 접종도 할 수 있다. 2022.11.14 

정 위원장은 특히 올해 65세 이상 독감 접종률은 77%인데, 60세 이상 대상자(확진자 제외)의 동절기 예방접종률은 12.7%에 불과하다며 “상당히 놀랍다. 미국의 60세 이상 동절기 접종률 26%에 비해서도 굉장히 낮다. 우려할 정도로 낮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기초(2차)접종률은 지난 9일 기준 전체 인구 대비 87.1%로 높다. 18세 이상 접종률은 96.6%에 이른다. 그러나 3·4차 접종률은 전체 인구 대비 65.6%, 14.7%로 크게 낮아졌다. 동절기 추가접종 참여는 훨씬 더 소극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추가 접종 회차가 늘어날수록 급격히 떨어진 이유로는 백신에 대한 불신 등 이유 외에도 올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과 여름 재유행으로 자연 감염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도 분석된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100만명당 확진자는 일부 작은 섬 국가들을 제외하고 세계 1위로 올라섰을 정도로 감염자가 많아졌다.

정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60세 이상 대부분이 기초접종을 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아서 환자와 사망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그래서 미국의 고위험군은 겨울에 대비해 BA.4/5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스스로 결정하고, 행정당국의 적절한 계도도 있어서 접종률이 우리보다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감의 2010∼2019년 연평균 사망자는 210명인데 올해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7천명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치명률이 100배가 넘는 병을 예방하지 않고 독감에 더 집중해서 예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현상”이라고도 지적했다.

독감은 코로나19와 달리 환자와 사망자 수를 전수 조사하지 않지만, 정 위원장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최근 10년간 연평균 독감 사망자 수가 210명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와 방역당국은 연간 독감 사망자가 2천∼5천명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해왔는데, 이는 시계열 분석 등 수학적 방법으로 추정한 독감 초과사망자 수로 독감 관련 합병증 사망자 등도 포함한다. 코로나19도 초과사망자 수를 따지면 연 2만7천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정 위원장은 “코로나19는 독감보다 훨씬 무서운 감염병”이라며 독감이 한 사람당 3명 이하의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것과 달리 코로나19는 한 사람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키는 ‘역대급’ 전파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발언들이 접종률 저하의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미크론의 병독성은 독감과 결코 같지 않다”며 “독감도 코로나19처럼 검사를 다 하면 치명률이 0.03%에서 0.01% 미만으로 떨어질 텐데 오미크론 BA.5의 치명률은 0.06%”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독감에 비하지 못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독감을 대하듯이 코로나19도 예방주사를 놓고 특효약으로 치료를 하며 관리하는 것이 마지막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위험군의 동절기 추가접종률이 4차접종률인 60% 이상은 돼야 하고, 특히 70세 이상은 100% 추가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접종 후 면역력이 획득되는 2주의 시간을 고려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접종해야 본격적 유행이 예상되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중순에 충분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부터 접종을 시작한 BA.4/5 기반 개량백신(2가백신)이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정 위원장은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고,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각국도 우리나라와 동일 조건으로 대규모 임상시험 없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BA.1 기반 백신 임상결과에서 나온 면역원성이나 안전성 등을 BA.4/5 기반 백신에 ‘외삽'(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결과를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자문위원회 판단을 근거로 긴급 승인했다”며 “BA.1과 BA.4/5의 재료는 거의 동일하며, 아주 작은 mRNA 염기서열에 변화가 있을 뿐이다. 독감 백신도 매번 임상시험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c)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