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푸드 열풍속으로…식품업계 선점 경쟁 후끈

식품업계가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 인도네시아 공략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인구도 감소 추세이고 경쟁도 치열하지만 동남아 시장은 전반적으로 인구가 증가 추세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 규모 약 2억6058만명으로 세계 4위이자 인구 절반이 MZ세대인 인도네시아는 한국 식품 기업에게 더없는 기회의 땅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최근 현지 MZ세대에게 한식이 인기를 끄는 것도 국내 식품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 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국 연상 이미지는 K-POP, K-드라마 등으로 한식에 대한 다양한 경험보다는 한국 문화 컨텐츠에 대한 호감이 우선하고 이로 인해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호감간다’와 ‘매우 호감간다’가 각각 55.7%, 26.1%로 총 81.8%를 차지하며 비교적 높은 호감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지난 6일 인도네시아 현지에 푸드이노베이션 랩(FIL)을 출범하고 한식을 응용한 고품질의 가정간편식(HMR)식품을 개발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2008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지의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전문 쉐프들이 한식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에 특화된 다양한 메뉴와 레시피를 개발하는 FIL을 설립했다. 국내 푸드 이노베이션센터(FIC) 시스템을 본딴 현지 FIL 운영을 위해 지난 달 강레오 FIC 센터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간다리아점을 방문해 잡채, 궁중 떡볶이 등 전통 한식 레시피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같은 롯데마트의 지원은 인도네시아 시장의 높은 K-푸드 인기와 함께 최근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을 배경으로 한식 메뉴를 응용한 HMR상품이 현지 점포 영업수익 확대에 기여할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간 현지 간다리아점의 HMR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대비 70% 신장했다고 밝혔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오픈한 롯데마트 점포수는 총 49개로, 3분기 롯데마트의 해외실적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전년동기대비 14.7% 증가한 25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기업은 유통기업만이 아니다. 대상, CJ푸드빌, SPC그룹, 농심, 삼양 등 국내 식품 대기업들은 일찍이 인도네시아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속속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대상은 식품업계 최초로 1973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을 설립한 케이스다. 미원의 소재가 되는 사탕수수 원산지가 바로 인도네시아이기 때문이다. 현재 현지 공장은 소재와 식품부문으로 나뉘어 소재류는 조미료, 소스류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식품 부분은 김 등 가공식품을 생산해 현지에서 활발히 판매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해외 시장 개척은 물론 어렵지만 최근 세계적인 한식 열풍 등을 고려할 때, 식품 기업이 진출하거나 시장을 확장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향신료뿐 아니라 볶음 요리등이 발달한만큼 현지인의 식문화와 입맛 등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식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간장, 고추장 등의 양념을 자주 사용하는 한식 특유의 매콤함이 현지인들의 입맛에 잘 맞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kotra 자카르타무역관에서 발표한 ‘인도네시아 조미료 및 소스 시장동향’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은 강한 향신료를 선호하며 튀김요리가 많은 식문화 때문에 튀김 요리를 찍어먹는 케찹마니스 소스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농심은 199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며 연평균 20.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기관인 리폼 무이(LPPOM MUI)의 인증을 받은 제품을 앞세워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까지 공략하고 있다.

현재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농심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중이며 인도마렛, 알파마트 등 현지 주력 미니마켓 채널과 온라인 채널외에 편의점(CVS)채널을 중심으로 신규 입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인니 시장 소비자 공략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는 지난 9월 공개 이후, 조회수 500만회를 넘기며 현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주요 유통업체 앱의 팝업 광고나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홍보 등도 꾸준히 펼칠 계획이다. 농심은 2023년 신라면볶음면 등 신제품을 인도마렛 등 주요 채널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특유의 매운 양념과 라면을 조화시켜 인도네시아에 진출, 현지 MZ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이 40%, 까르보 불닭, 핵 불닭, 치즈 불닭 순으로 잘 판매되고 있으며 모든 제품은 할랄 인증을 받았다. 핵심 제품인 라면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스낵, 소스 3종류 등 17개 제품으로 수출 상품을 다각화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는 삼양식품 전체 수출의 35%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라며 “진출 초기부터 삼양식품은 무슬림 인구의 특성을 고려해 불닭볶음면의 KMF 할랄, MUI 할랄 인증을 획득했으며 신제품 출시에 따라 할랄 인증 품목 수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의 인니 시장 수출 규모는 2020년 110억원, 2021년 102억원에 이어 올해는 16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인도네시아 의회가 자국 내 유통되는 모든 식음료를 비롯해 화장품, 의약품 등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도록 의무화했고 이 법에 따라 2019년부터 현지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반드시 MUI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할랄 인증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인 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구 수 절반이 10~20대 MZ세대인만큼 인도네시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가격경쟁력, 높은 비중의 무슬림 소비자들을 위한 할랄 인증 등 해결해야 할 요소도 많다”라며 “할랄푸드가 주목받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할랄 식품이 건강한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는 한식 뿐 아니라 국내 대표 베이커리 브랜드인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먼저 CJ푸드빌은 201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데포크, 보고르, 수라바야, 발리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현재 4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지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올해 누적 매출은 전년비 약 88% 가까이 증가했다.

갓 구운 빵 코너를 마련하고 시간대별 고객 니즈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샌드위치, 델리 메뉴를 대폭 강화하고, 현지 과일과 채소로 갓 짜낸 착즙주스도 선보이고 있다. 전 매장에서 할랄 인증 완료 제품만을 판매한다.

SPC그룹 파리바케뜨는 지난 해 11월 파리바게뜨 인도네시아 1호점 아쉬타몰점 오픈을 기점으로 4개월만에 현지에 4개점을 열며 매장 확대에 나섰다.

유럽풍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 컨셉으로 고객들이 제품 제조 과정을 볼 수 있게 오픈 키친을 적용했으며 정통 베이커리 뿐 아니라 다양한 케이크와 브런치 메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슬람교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모든 제품에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향후에도 현지인 입맛에 맞춘 다양한 메뉴들을 추가로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가정간편식 외에 베이커리 등 디저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 SNS에서 화제가 된 감자빵과 크림이 듬뿍 담긴 소보로빵 등 K-디저트의 인기도 높다는점에 착안, 연내 자카르타의 세르퐁점에 ‘치즈앤도우’ 매장을 오픈하고 고품질 직영 베이커리 브랜드 ‘풍미소’의 레시피를 적용한 K-브레드 상품도 보강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인도네시아 식품 트렌드는 편리함과 프리미엄이 합쳐진 편리미엄이 대세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건강 식품, 채식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며 “MZ세대 공략도 필요하지만 고급화, 프리미엄 마케팅 등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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