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전 미연준(FED) 의장의 노벨경제학상 수상 논란

글. 김용욱/PT.SSI 이사. 한인포스트 칼럼리스트

– 역사상 없었던 막대한 돈풀기로 인한 다가올 미래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이달 10일 벤 버냉키 前 미연준(FED) 의장,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미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디비그 미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교수 등 3명을 2022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이들 3명이 노벨상을 수상한 이유는 꽤 오래전 1980년대 이들의 연구 논문들이 현재 우리의 삶에서 증명이 된 연유다.

바로 뱅크런이란 은행의 파산이 결국 금융위기를 만든 원인이며, 은행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주었으며 특히나 금융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은행의 줄도산을 막는 것이 왜 중요한지 연구한 공로다. 그간 1930년대 대공황을 거쳐 지금까지도 매번 금융위기나 경제위기가 왔을 때 사회가 대처하는 통화량 증대의 근기가 되었으니 노벨상이 아닌 더 큰 상을 받아도 될 만한 업적임에는 분명하단 생각이다.

경제학분야 중 특히나 금용경제학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 다이아몬드와 디비그 교수는 거의 알 수 없던 경제학자들이다. 이들이 공저한 1983년에 발표한 ‘Bank Run, Deposit Insurance, and Liquidity’ (뱅크런, 예금보험 그리고 유동성)이란 제목의 The Journal of Political Economy에 실린 20페이지 분량의 짧은 논문이 이후 40여년 동안 수없이 많은 연구와 후학을 만든 것이다.

이들 두명의 노벨상 공동수상자들과는 달리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벤 버냉키 (Ben Shalom Bernanke)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어머니는 우크라이나계, 아버지는 리투아니아계 이민자 유대인 집안의 소위 엘리트 출신 화폐전문 경제학자다. 하버드 경제학과 졸업 후 MIT 경제학 박사를 거쳐 스탠퍼드 대학교와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를 거쳐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된 후 연준의장까지 역임한 훌륭한 인물이다.

미연준(Fed) 의장 이전의 버냉키 경제학 교수시절부터 그는 세계 대공황 연구를 가장 많이 한 실력 있는 저명한 경제학자다. 특히나 일본의 버블 붕괴에 대한 수없이 많은 논문과 연구를 통해 일본 정부의 정책적 실수를 증명하며 ‘자산붕괴에 대한 공포가 시장에 만연할 때는 예상을 뛰어 넘는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지체없이 투입해야 한다’는 양적완화(QE) 결론을 만들어 낸 것이다.

버냉키가 미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2006년 당시는 닷컴버블 붕괴 후 금리나 환율이 안정되고 주식이 오르는 호황의 골디락스 경제라 평가하지만 실제로는 2007년 이전부터 미국의 주택시장 모기지관련 부실도 동시에 지적된 시절이었다. 버냉키 본인이 뱅크런으로 인한 금융위기 유발 연구를 가장 많이 해 온 경제학자임에도 불구 당시 미연준 의장의 자격으로 ‘그런 일 없다. 안전할 것이다’ 라고 공개발표를 한 흑역사를 분명 기억한다.

필자가 흑역사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한 반발도 분명 이유는 있다. 버냉키가 대공황 연구자로서 경제위기라는 것이 통상 집단적 공포심리를 유발하기에 가속화를 중단시키기 위했다고 해석을 하기도 하지만, 분명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할 때까지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는 점은 뱅크런 전문 경제학자로서의 치명적인 실수는 분명하다.

버냉키 전 의장의 부각은 결국 2008년 금융위기 이후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자 유동성 경색을 막기위해 시장에 막대한 달러를 공급한다.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갖게 한 제로금리 수준의 정책금리와 양적완화(QE)를 통해 당시 금융위기를 대공황보다 짧은 기간에 극복했다는 평가다.

결국 경제학자로서 자신의 대공황 연구를 바탕으로 미 연준의장이 되어 금융위기를 막대한 돈풀기를 통한 실현을 시킨 버냉키의 노벨상 수상 업적은 분명 인정한다. 그러나,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막대한 돈풀기로 인한 다가올 미래의 책임 논란을 피할 수는 없다. 본인은 금융위기 유발인자인 뱅크런 사태를 연구했고 그 원인이 심리적 위기의식과 공포라 했으니 위기의식과 공포를 제거해 준 돈풀기에 취한 인간의 욕심이 향후 어떤 문제를 야기시킬지는 연구하지 못했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헛발질로 경제는 현재 폭풍전야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돈풀기를 기다리는 세상이다. 다시 위기의식을 찾아 줄 경제학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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