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뒤늦게 앞다퉈 금리인상 행렬

아시아 신흥국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고 통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일부 늦은 감이 있지만 긴축 정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신흥국 인도네시아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21일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싱가포르와 필리핀은 지난 주 예정에 없던 긴축 발표로 시장을 놀라게 했으며, 이는 정책 입안자들의 절박함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 정책을 가속화한 이후인 지난 6월부터 신흥시장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아시아는 시기적으로 약간 뒤처졌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금리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적으로 물가 압력을 가중시킴으로써 통화 약세와 자본의 해외 유출로 이어졌다.

라비 메논(Ravi Menon) 싱가포르 금융관리국 상무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매우 빨랐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더 큰 위험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것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화와 채권이 타격을 입었다. 최악의 타격을 입은 필리핀 페소화는 전년 대비 10% 이상 하락했으며, 달러 당 56.53페소로 거의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나라의 국채 수익률은 연초 이후 약 200 베이시스포인트(bps)가 급등했다.

태국 바트화는 올해 들어 10% 이상 떨어졌고, 태국은 지난 6월 8억1600만 달러(약 1조670억 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식품과 유가 상승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이번 달에 인플레이션이 몇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한국도 6월 물가가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난주 사상 최대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유벤 파라큘레스(Euben Paracuelles) 노무라 아세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시아에서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세계적인 역풍과 주요국들의 경기침체 위험이 정책 과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GlobalEcono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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