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놀라 국경을 닫았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걸었던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변이종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관광산업 재개를 통한 외화벌이에 나선 것이다.
3일 방콕포스트 등 동남아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관광산업 재개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태국이다. 태국은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 국제관광객에 대한 무격리 입국을 전면 시행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이 확인된 지난해 12월 21일 국경을 닫았으나, 최근 일일 확진자가 8,000명대로 유지되자 40일 만에 외국인 입국을 전면 허용키로 결정했다.
태국은 입국 가능 국가 제한도 철폐했다. 앞서 태국 정부는 코로나19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63개국에만 무격리 입국을 허용한 바 있다. 태국 관광청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과 중증도가 예상보다 낮아 관광산업 재개를 결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봤다”며 “(무격리 입국이 재개된) 1일에만 3만5,000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하는 등 태국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과 캄보디아도 관광산업 부흥에 팔을 걷어붙였다. 필리핀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현지를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150개국 국민들에 한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한다. 필리핀 여행객은 백신접종 완료증과 입국 전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만 소지하면 된다. 캄보디아는 이달부터 무격리 입국 대상국 수를 늘리는 동시에 시엠립 등을 자연주의 관광(에코 투어리즘) 특구로 지정,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속속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달부터 해외 입국자의 격리기간을 기존 7일에서 3일로 줄였으며, 인도네시아도 10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양국은 현지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본 뒤 이르면 내달 무격리 입국 가능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은 푸꾸옥섬, 인도네시아는 발리ㆍ빈탄ㆍ바탐섬 등 3곳만 무격리 입국 가능 관광지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경을 개방하지 않고 있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라오스는 단계적 해제를 검토 중이다. 이들 3개국은 우선 인접국을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시범 시행한 뒤 한국 등 코로나19 저위험국가 관광객부터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에서 관광 재개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자원 부국인 브루나이가 유일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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