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희/ JIS 10 학년
21세기 지구를 지배한 인류는 우주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인공위성 발사는 정부가 담당하는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정치, 법률 및 안보 조정 장관 Mahfud MD가 “Jokowi 대통령이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둘러싼 문제들을 신속히 해결하고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히며 정부의 우주 사업에 관한 관심이 또 한 번 주목을 받게 되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3기의 정지궤도 인공위성을 각각 동경 146도, 113도, 123도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늘에는 비행기가 다니는 항로, 바다에는 배가 다니는 수로가 있듯이 우주에는 위성이 다니는 길인 인공위성 궤도가 있다. 고도에 따라 저궤도, 중간궤도 등 여러 궤도가 있지만, 특히 적도 위 3만6천km 상공의 정지궤도는 모두가 탐내는 실크로드이다.
정지궤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지궤도 위성을 지구에 있는 관측자가 보면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특성은 통신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위성이 실제로 정지해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 주기와 인공위성의 공전 주기가 같아서 항상 같은 지역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 궤도에 통신위성을 쏘아 올리면 지구에 위치한 위성 방송 수신 안테나는 이동할 필요 없이 같은 지점에 계속 초점을 맞추면 되기 때문에 비용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안테나와 위성 간의 먼 물리적 거리로 인해 수신 지연이 있다는 단점이 있어 최근 선진국들은 저궤도(LEO)로 관심을 돌린 상태이지만, LEO 위성은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인도네시아 정부에게는 정지궤도 인공위성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이다.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교(Universitas Indonesia) 저널은 “특히 대부분의 사람이 집에서 비대면으로 일하는 팬데믹 기간 동안 안정적인 인터넷과 통신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정지궤도 인공위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발사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비용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자리싸움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마치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할 자리를 찾는 것처럼 많은 국가가 제한된 공간에 몰리기 때문에 인공위성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2도 간격으로 인공위성의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또한 국제전기통신연합의 BIU규정(Bring-Into-Use)에 따라 위성 궤도의 소유 기간은 7년이며, 이 기간에 확보한 위성 궤도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고 등으로 그 궤도에 위성이 운행하지 않으면 배정된 궤도를 반납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금확보에 실패하고 계약금 미지급 소송에 휘말려 큰 벌금을 물기도 했다. 실패가 이어지는 동안 소유 기간도 빠르게 흘러갔지만, 다행히도 2019년 국제전기통신연합 회의에서 원래 마감일보다 늦춰진 2024년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는 기간 안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정부가 우주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마치 머나먼 미래를 위한 투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우주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미국 UCS(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총 운용 위성 수는 4,550기에 달한다.
또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우주 시장 규모가 약 1,0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하며 우주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2031년까지 총 14기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가 이번 정지궤도 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과학의 발전은 물론 치열한 우주 전쟁에서 앞서나갈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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