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드노믹스 시대가 열리면서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보였지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으로 신흥국 투자매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반면 경제 펀더멘털 개선으로 신흥국 매력도가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최근 한주(14~20일)간 외국인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8개국에서 2억7000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5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왔지만 순매수 규모는 전주 50억8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에서는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대만에서는 8억9000만달러 순매도했고 필리핀·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에서는 1억달러 미만의 소폭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한 켠에서는 그간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을 보여줬던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때문이다. 지난 6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4%를 기록, 지난해 3월 이후 1%를 넘겼다. 경기 정상화 및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부각되는 와중 달러 강세까지 더해지는 경우 그간 약달러 속 긍정적인 외국인 수급을 누려온 신흥국 시장의 매력이 덜해질 수 있다.
김민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금리의 상승은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실제로 현재 신흥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5.3배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 여전히 한국과 중국, 대만 등 신흥국의 투자 매력도는 견조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코로나19 통제에 상대적으로 강했고, 빠른 수출 개선에 기반한 펀더멘털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윤성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실물경제 회복이 나타나면 신흥국은 수출 증가를 보이며 과거 경험상으로도 신흥국이 선진국을 아웃퍼폼한 바 있다”며 “실제로 신흥국의 주당순이익(EPS)도 증가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경기회복 추세 속 금과 구리와 같은 원자재, 신흥국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질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의 향방도 관심 요소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서는 불확실성이 적다고 여겨지지만, 지적재산권과 인권 등의 문제에서는 여전히 중국과 맞설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의 절대적인 강도는 낮아질 수 있지만 무역과 인권 등 보다 다양한 부문에서 맞서게 될 것”이라면서도 “친환경 등의 부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공조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는 자동차와 가전 등 경기 민감주와 정책적 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관련 업종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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