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존중하는 마음

(Monday, September 08, 2014)

장세라 41아동심리치료사 자카르타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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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가정당 자녀수가 줄어들면서 부모들은 하나 둘 밖에 없는 자녀들의 기 살려주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웬만큼 크게 잘못한 일이 아니고서야 아이의 기가 죽을까 자녀의 행동을 ‘옳다’ ‘잘한다’ ‘오냐오냐’ 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생활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집 안에서부터 아이들을 무조건 지지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들을 지지해주는 것은 참 좋다.

하지만 정도에 문제가 있다. 부모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자녀들의 기를 살려주었을 때 아이들이 자신감을 얻고 밖에서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된다면 다행이지만, 실제로는 자신감 많고 당당하게 보일 뿐 그저 버릇없고 시도 때도 없이 당차기만 한 철부지 아이로 성장하기가 쉽다.

  • 자신감을 키우고 싶다면

무조건 아이의 행동을 옳다고 하는 것은 자녀의 자신감을 키우는데 전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의 잘못된 지지와 성원에 아이들은 그 순간 기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은 사라지고 만다. 아이들은 이미 본인들이 잘 했는지 못 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가 밖에서 누구를 대하든 당당하고 어떤 새로운 일을 맞닥뜨리든 자신감 있게 이를 탐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양육하고 싶다면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주어야 한다. 자아존중감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마음이다.

어른, 아이를 불문하고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승패와 상관없이 어떤 상황이든 스스로 잘 감내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상황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나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고, 내가 상황을 바꾸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긍정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모든 상황을 대면하므로 어떤 상황이 닥치든 누구를 만나든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잘 할 수 없으면 어떡하지?’ ‘잘해내지 못하면 안 돼’ ‘역시 난 안 되는구나’ ‘이것도 못하는 난 쓸모 없어’와 같은 감정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없어지면 그만큼 무슨 일을 할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는 데 쏟을 수 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매 상황마다 집중할 수 있고 감정적 에너지 소모가 없어질 때 상황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성공확률’은 더욱 높아지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은 뒤따라 온다.

  •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높여 주는 방법

1) 잘 했을 때는 충분한 칭찬, 잘 못했을 때는 교정과 격려를 한다.

학교에서 배우고, TV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어른들의 시선과 행동을 통해 배워서 아이들은 어떤 행동이 좋은 행동이고 나쁜 행동인지를 모두 알고 있다. 유아기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도덕적인 체계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가 잘 못된 행동을 했을 때 ‘괜찮다’ 무조건적으로 편을 들어준다고 하여 아이가 ‘아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끼지 않는다.

아이가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려면 상황에 맞는 타당한 칭찬과 격려가 주어져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타당한 칭찬과 격려를 해주려면 자녀의 작은 몸짓 하나도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심의 눈초리로 자녀의 행동을 감시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 맞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기 위한 타이밍을 찾기 위해 자녀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보아도 자녀가 무언가를 잘 하거나 혹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폭풍적인 칭찬을 쏟아 내는 것, 반대로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어떤 일을 잘 해내지 못했을 때 행동을 교정해주고 앞으로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격려를 해주는 부모의 노력을 통해 아이들의 자아존중감은 한 뼘 성장할 수 있다.

2) 정정당당하게 이기는 경험을 많이 할수록 좋다.

이기는 경험을 많이 할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아진다는 말을 부모들이 오인하고 있어 무조건적으로 자녀가 잘 할 때도 잘못 할 때도 자녀를 치켜세워주는 부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기는 경험을 많이 한 아이들이 많은 성공경험으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높아질 수는 있으나, 중요한 것은 정정당당하게 룰과 규정을 지키고 이기는 경험을 할수록 아이의 자아존중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시합, 시험, 게임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아이가 이기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은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아이들이 먼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가 알려주어야 혹여나 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 스스로를 비하하고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운에 따라 승패가 좌지우지 되는 게임 같은 경우 아이들이 지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해주고, 이기게 되면 함께 기뻐하고 칭찬해 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를 ‘나는 00 분야를 참 잘해’ 하지만 잘 못하더라도 ‘이번에는 잘 되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잘 할 수 있어’라고 평가하고 믿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3) 결과에 상관없이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눈에 보이는 성과나 성적을 통해 자아존중감을 높일 수도 있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존재만으로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을 자녀에게 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 자주 말로써 자녀에게 ‘ㅇㅇ가 엄마 딸로 태어나서 엄마는 참 행복해’와 같이 표현해 준다면 아이들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이로 성장해 갈 것이다.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다는 표현이 있다.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말들이 조금은 간지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처음이 어려울 뿐 하다 보면 어느 새 익숙한 일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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