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온라인·모바일 전자 결제 확산으로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17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2천만 명이 이용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 만디리은행이 연말·연초 예금인출에 대비한 현금을 지난해 33조6천억 루피아(2조8천22억 원)에서 올해 33조5천억 루피아(2조7천939억 원)로 축소했다.
만디리은행은 이달 2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1조1천억 루피아(917억 원)가 인출될 수 있도록 현금을 준비했다. 연말·연초에는 고향 방문을 위한 기차표·항공권 구매, 선물 구매, 외식 등에 예금 인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현금 준비금을 26% 늘린 것이다.
준비한 현금의 85%는 전국의 만디리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1만8천여 대에, 나머지 15%는 은행지점에 배정됐다. 만디리은행은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에 초당 2천464건, 12월 31일에는 초당 2천775건의 은행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평상시에는 초당 평균 803건∼1천 건의 거래가 이뤄진다. 헤리 구나르디 만디리은행 상무는 “요즘에는 현금결제가 점점 줄고 있다”며 “고객들이 온라인 은행서비스나 ATM기를 통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최근 2∼3년 사이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전자지갑 앱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스마트폰에 오보(OVO), 고-페이(Go-pay), 링크아자(Linkaja), 다나(DANA) 등 전자 결제 앱을 깔고 금액을 충전해 두면, 식당 등 상점 이용부터 음식배달, 택시비까지 현금 없이 모두 결제 가능하다.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17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디지털’과 ‘스마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인터넷 사용 인구도 2008년 2천500만 명에서 2018년 1억7천120만 명으로 늘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국가인 만큼 대도시를 벗어나면 전자지갑 앱 사용은커녕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성인 인구의 계좌보유율은 40% 안팎에 불과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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