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일)
아동심리치료사
자카르타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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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참 예쁘다. 하지만 사랑스럽고 천사 같은 아이들도 돌연 돌변할 때가 있는데 생떼를 쓸 때이다.
떼를 쓰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칭얼거리는 소리로 시작을 하지만, 원하는 바를 부모가 들어주지 않으면 목소리와 행동은 점점 커져 부모는 물론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언짢아지게 한다.
당황한 부모가 아이의 떼 쓰는 행동을 멈추려 다그쳐보기도 하고 달래보기도 하나 이미 격해진 아이의 감정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하루에 단 한 번 이러한 상황도 버거운데, 시시때때로 아이가 떼를 쓴다면 부모는 일상이 지옥처럼 느껴지고, 사랑스럽던 아이들은 ‘웬수’로 보이기 십상이다. 물론 다른 발달적, 심리적 요인 때문에 아이가 떼를 쓰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그러한 사례를 제외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습관적으로 떼를 쓰는 아이들은 약간의 행동교정이 필요하다. 떼 쓰는 아이,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재미있게도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떼를 써서 먹힐 만한 곳인지 아닌지를 분위기로 감지한다. 다리 필 곳 피지 않아야 할 곳을 구분하고 떼를 쓴다는 뜻이다.
떼 쓰는 아이들의 부모를 보면, 아이가 떼를 쓸 때 상황을 모면하려 무조건 원하는 바를 들어주거나, 혹은 처음에는 들어주지 않고 아이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처럼 보이나 결국 들어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아이들은 원하는 것을 떼쓰는 방법으로 요구하고 결과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반복경험을 통해 머리 속에 ‘이 방법은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인지시키게 된다.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인지되어있는 생각을 바꾸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떼를 쓰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떼를 쓰는 상황에서 무조건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것, 그리고 은근히 결과적으로 들어주는 행동을 부모가 멈추어야 한다.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기에 앞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아이가 어떤 원하는 바를 요구해왔을 때 어떤 것을 들어줄 것이고 들어주지 않을 것인지 나만의 ‘된다’ & ‘안 된다’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어떤 부모에게는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가 하면, 유년시절 아토피를 경험한 적이 있는 부모의 경우에게는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는 아이의 요구가 선뜻 반갑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비록 아이에게는 아토피가 없을 지라도 말이다.
이처럼 부모마다 미세하게 되고 안 되고의 기준이 모두 다르다. 물론 사회적인 규율과 예절을 겸해 기준을 세워야 하지만, 나에게는 아이의 어떤 요구가 특별히 들어주기 불편한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된다’ & ‘안 된다’의 기준을 세울 때, 종이를 반으로 나눠 리스트업 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막상 ‘안 된다’에 포함시켜놓은 사항들이 적어놓고 생각해보면 의외로 ‘된다’ 섹션으로 넘어가기도 하는 등 생각이 정리되고, 머릿속에서만 있던 나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기준을 명확히 하였다면 이를 아이에게 선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떼 쓰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무조건 기준을 제시하며 따라줄 것을 요구하면 실패하기 쉽다.
그러므로 일상에서 미리 언급을 해두는 것이 좋다. ‘오늘부터는 oo가 떼를 쓰며 엄마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면 엄마는 들어주지 않고 oo가 떼 쓰는 행동을 멈추고 말로 표현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릴 거야.’라고 말해두면, 떼 쓰는 상황에서 엄마가 가만히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을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기다려주는 것’으로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떼를 쓰지 않고 말로 표현하였을 때 적극적으로 아이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이고, 심사숙고 들어줄 수 있는 요구인지 아니지를 판단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도 좋다.
실제로 아이가 떼를 쓰는 상황이 오면 ‘oo가 진정될 때까지 엄마가 기다려줄게’라고 다시 한 번 언급해준다. 그리고 주변 시선이 조금 따가울 지라도 아이에게 선포한 그대로 기다려 주어야 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진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부모의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 아이가 진정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줄어든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일관되게 항상 동일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몇 번 노력하다가 한 번은 시간이 없으니 그냥 원하는 바를 들어주거나 다그치게 되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강화될 뿐 절대 교정되지 않는다.
아이가 떼 쓰는 행동을 어느 정도 멈추고 진정되면, ‘ㅇㅇ가 무얼 원하는지 말해 볼 수 있어’라고 하여 아이가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때 엄마가 조금 누그러졌다 싶은 마음에 아이들이 다시 떼를 쓰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다시 한 번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이라고 말하고 앞의 행동을 반복한다.
어떤 경우에도 부모가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는 ‘떼 쓰는 행동’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설프지만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시작할 것이다.
아이가 말로 원하는 것을 표현할 때, 부모는 자세를 낮추고 경청해야 한다. 아이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어보고 난 후, 이전에 세워두었던 나의 기준에 따라 허용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구분해도 늦지 않다.
아이의 요구사항이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들어줄 수 없는 경우라면 ‘ㅇㅇ가 말로 표현해주어 정말 고맙다’ 칭찬을 해준 후, ‘하지만 ㅇㅇ는 들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대신 이런 이런 다른 방안 중에 ㅇㅇ가 선택해 볼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진심으로 부모가 아이의 요구하는 부분을 들어주고 무언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부모가 생각도 해보지 않고 무조건 아이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 않는 경우 부모를 자극하고 자신의 의견을 되돌아봐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은 떼를 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관되고 단호한 부모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심하게 떼를 쓰는 경우에는 타임아웃을 적용하기도 하나, 대부분의 경우 부모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일관되고 단호한 태도를 분명히 한다면 아이의 떼를 쓰는 행동은 감소하다가 이내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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