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멘토, 롤 모델을 만들자!

장박사의 청소년 진로진학칼럼 1

멘토(Mentor)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작품 ‘오디세이아’에서 유래한 말로,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어 상담할 수 있는 상대, 지도자, 정신적 스승, 선생님 등의 의미로 쓰인다.

오딧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나가면서 집안 일을 보살피고, 아들인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그의 친구인 ‘멘토’에게 부탁한다. 멘토는 오딧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10여 년 동안 때로는 친구처럼, 선생님처럼 친구 아들 텔레마코스와 지냈고, 때로는 상담자가 되고,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봐 주었다. 이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움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은 후에 히딩크 감독을 찾아 뛰어가서 안긴 모습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로 그 감동이 압권이었다. 두 스승과 제자의 포옹을 보며 잠깐 동안 멘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캡틴 박, 박지성 선수의 어릴 적 멘토는 차범근 선수였다고 한다. 또한, 브라질 국가대표팀 감독인 둥가가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면서 ‘스타플레이어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헌신적인 그의 모습을 닮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 히딩크 감독도 멘토로 꼽는다.
이처럼 한 사람에게 있어서 멘토는 한 명일 수도 있지만 여러 명일 수도 있다. 즉, 누군가의 모습을 닮아가려 노력했더니 그의 장점이 자기 안에 담겨지게 되고, 그 사람이 롤 모델이 되어 자신을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도 멘토가 있었다. 아니, 지금도 있다. 고등학생 시절에 국어 수업을 하셨던 장00 선생님은 막연하게 진로와 대학입시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었던 나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도와주셨고, ‘살풀이에 관하여’라는 무속신앙과 관련된 박사학위 논문을 읽어보라고 주시는 등 진로선택에 대한 적절한 조언과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국어교사로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신 분이었고, 나 역시 지금은 그 선생님처럼 진로선택과 대학입시에 갈팡질팡 하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조언과 정보를 제공하는 교사로서 살고 있다.
그런데, 멘토는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고3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교사로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선생님이 주변에 있었다. 대학입시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하고 고민하는 일은 고3 담임교사 경험이 많지 않았을 때는 뭐가 뭔지 잘 모르고 학생이나 학부모와의 상담에서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액셀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학생이나 학부모와의 상담에 활용하여 상담 내용의 신뢰성을 높이는 상담 자료를 만들어 주신 정00 선생님과, 대학별 모집요강이나 대학입시의 흐름을 명쾌하게 분석하며 설명해주던 최00 선생님이 주변에 있었다.
같은 교사이지만 닮고 싶었다. 두 분의 장점을 하나씩이라도 닮고 싶었다. 즉, 상담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전문가와 대학입시의 흐름을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를 나는 그 분들의 허락도 없이 내 스스로 멘토라고 정하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 분들은 지금도 나에게 있어서는 ‘진로와 대학입시(진학)’의 정신적인 스승 즉, 멘토이다.
여러분들은 누구를 따르고 싶은가?, 어떤 사람처럼 살면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일이든 목표가 정해져야 그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노력할 수 있다. ‘지난 번에 85점을 받았으니, 이번 시험에서는 90점을 목표로 공부해야지’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험 공부를 하는 것과, ‘이번 시험도 열심히 공부해야지’하는 두 다짐 중에서 나는 전자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목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진로선택에 있어서도 목표는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보다 먼저 삶을 살아간 사람들(나보다 어린 사람일 수도 있다) 중에서 닮고 싶은 사람, 롤 모델, 멘토를 만들어서 그 사람의 장점과 강점을 본받아, 그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그 롤 모델과 멘토가 반드시 유명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사람들 중에서 닮고 싶은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을 롤 모델이나 멘토로 스스로 정해서 자주 찾아가서 대화하며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 ‘누군가가 부럽다’고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롤 모델과 멘토를 만들어보자. 즉, 가만히 앉아서 롤 모델이나 멘토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 사람을 직접 찾아가서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 지에 대해 도움을 받아도 좋고, 그 사람이 써놓은 책이나 영상매체의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만나서라도 나의 멘토, 롤 모델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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