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엄마 & 일하는 엄마

Monday, May 12, 2014

특별기획

장세라 41아동심리치료사
자카르타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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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엄마들 간의 신경전이 대단하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엄마들은 맞벌이 엄마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늘 학교에서 봉사하며 얻게 된 좋은 정보들을, 일한다는 이유로 가끔씩 얼굴을 비추는 엄마들에게 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제활동을 하는 엄마들은 질 수 없다는 듯 물질로 혹은 사회적 위치로 가정주부 엄마들을 자극한다.
심지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엄마들과 경제활동을 하는 엄마들 그룹으로 나뉘어 끼리끼리 자녀들을 놀게 하거나 그룹과외를 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신경전이 생기는 데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일부는 아마도 현재 자신의 상태가 자녀를 위한 최선의 모습인지 아닌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집에 있는 엄마”가 자녀에게 더 유익한지 혹은 ”일하는 엄마”가 자녀에게 이로운지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동전에는 양면이 있듯이,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다. 엄마의 경제활동 유무가 자녀의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집에 있는 엄집에마집에

많은 심리학자들이 만 3세까지의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가 엄마와 애착을 형성하고, 안정감 속에서 세상을 탐험하며, 정서를 키워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진 오늘 날, 많은 젊은 엄마들이 이 시기를 포기하고 일을 선택했다가 첫째 아이가 어린이 집 적응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혹은 둘째 아이까지 첫째 아이처럼 키우고 싶지 않아서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있는 엄마들은 이 시기를 자녀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좋다.

세상을 탐험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한 아이들. 이들은 엄마가 자신이 필요로 할 때마다 늘 있어 준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안정감을 느낀다.

정서가 안정된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할 때도,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될 때도, 또래 및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일에도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집에 있는 엄마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집이라는 일정한 공간에서 내가 아닌 오직 자녀만을 위한 일상을 살다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짜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자녀가 아닌 다른 곳으로 해소할 만한 창구가 필요하다.

창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자녀와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부딪히는 일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엄마들의 스트레스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가게 된다.

경제활동을 하다가 일을 그만둔 엄마들에게는 자녀와 온종일 붙어 있는 것이 더욱 심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일을 하게 되면 금전적인 보상이 주어지기도 하고, 무언가 의미 있는 업무를 마쳤을 때 느껴지는 보람, 즉 마음의 보상도 있다.

하지만 많은 가정주부들이 호소하듯이, 집안일은 어떤 눈에 보이는 보상이 주어지지도 않고 무언가를 생산 및 기획해 내면서 얻게 되는 보람도 적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 있는 엄마들은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는 창구가 꼭 있어야 한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한다던가 혹은 자잘한 소일거리를 통해 작은 수입을 얻고 보람을 느끼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아이들의 핀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본인의 재능을 살려 시간이 많이 필요치 않으나 보상이 있는 일을 찾아 하는 엄마들이 많이 있다.

 

일하는엄마 

선택의 여지 없이 무조건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엄마들도 있고, 자아실현을 위해 일터로 나가는 엄마들도 있다.

비록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할 수는 없지만, 일하는 엄마가 꼭 나쁜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엄마의 부지런히 출근하는 모습, 무언가에 최선을 다해 몰입하는 모습, 사회적으로 성취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무언가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며, 성취하는데 열중하기도 한다. 여아의 경우 훗날 가정에 머무르기보다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을 하려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온종일 붙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적고, 오히려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자녀를 대할 때 화나 짜증을 내지 않게 된다.

단, 조심해야 할 것은 늘 함께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자녀에게 물질을 과잉제공 하거나 아이들을 과잉보호 하는 태도이다.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도 바로잡기 보다 안쓰럽게 여기며 넘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엄마들은 본인이 자녀를 과잉보호하고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늘 스스로의 행동을 검토하고 비교 점검하여 의식적으로 과잉보호나 물질의 과잉제공을 하지 않도록 절제해야 한다.

부모는 물질을 제공하거나 과잉보호 하면서 자녀와 정서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게 되는데, 사실상 자녀는 여전히 정서적 교류의 부족함을 느껴 추후 엄마와 자녀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목이 마른 아이에게 마실 것 대신에 또 다른 음식을 제공한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일지라도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야지만 필요가 충족되는 것처럼, 아이들이 일하는 엄마로부터 원하는 것은 정서적인 교류이다. 시간을 많이 함께 할애하지 못하는 만큼, 퇴근 후에는 길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일정한 시간을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가질 경우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저자는시간을 정해놓고 하루 30분씩 매일 아이와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덧붙여 엄마대신 돌보아 주는 누군가와 자녀가 애착을 형성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할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자녀가 엄마가 퇴근 후에도 할머니를 찾는다면 불편한 마음이 생길 수 있는데, 아이에게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기 보다 엄마와의 애착도 형성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노력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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