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을까?

특별기획

장세라 41아동심리치료사
자카르타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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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5일) 5월 5일 어린이날. 놀이공원에는 사람들이 시루 속 콩나물처럼 빽빽하고, 장난감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복잡한 인파를 오늘만큼은 참아보자’는 결의에 찬 표정의 부모들과 마냥 신이 난 아이들. 어린이날, 아이들이 원하는 곳에 가고 원하는 장난감을 갖게 해주는 것도 참 좋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바로 ‘꿈’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꿈 없이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꿈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어른들의 착각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 아이들은 꿈을 가지지 못하게 되었을까?


 

꿈꾸지 않는 부모, 꿈꾸지 못하는 아이들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어른들은 아이들의 꿈 꿀 수 있는 능력을 도태시키고 있다. 말로는 꿈처럼 값진 것은 없다고 아이들에게 표현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대화나 행동 속에서는 ‘꿈 꾸는 것은 시간낭비이며 현실에서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게 값지다’고 표현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꿈 이야기에는 실소를 보내고, 수학 시험에 100점을 받았다는 이야기에는 자세를 고쳐 잡고 온갖 관심을 가지는 어른들의 모습. 어른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꿈 보다는 현실’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아이들은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

누구나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꿈이 뭐니?” 그러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가수요!”라고, 앞으로 종사하고 싶은 직업을 말하곤 한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새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게 꿈이예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은 잘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대답했다가는 어른들이 웃음을 터트릴 것을 알고 있거나 이미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질문의 목적을 잘 파악하고 있다. 어른들이 물어보는 ‘꿈’은 ‘진로’라는 사실을 영특한 오늘날의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 조차도 ‘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며, 고로 ‘꿈’이 무엇인지 명확히 깨닫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어른들이 ‘꿈’과 ‘진로’를 혼동하고 있어서 일까? 오늘날의 아이들은 ‘꿈’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물론 진로 역시 꿈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꿈과 진로는 명백히 다르다. 꿈은 아무렇게나 꿀 수 있어야 꿈이다. 실현 가능한 꿈도 있고,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없는 꿈도 있다. 라이트 형제는 “발명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지 않았다. “하늘을 날고 싶다”라는 꿈을 가졌고, 비행기를 발명하게 되었다. 꿈이란 그런 것이다.


 

꿈이 소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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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른들은 알고 있다. 매우 소수만이 꿈을 현실에서 실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이들이 꿈을 꾸다가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좌절하고 상처받게 될까 두려워서 부모들은 미리부터 아이들의 꿈을 꺾어놓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꿈을 가지는 것이 정말 시간낭비일까?

아이들은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해보면서 성공과 실패를 직접 경험해보고 꿈을 수정해 나간다. 꿈을 꾸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꿈을 수정 및 성장시켜 나갈 수도 없다.

시간을 절약시켜 준다는 면목으로 자녀가 꿈을 가지기 시작하는 순간에 부모가 알고 있는 또는 예상하는 꿈의 결과를 말해줘 버리면 아이들은 더 이상 시행착오를 경험하지 않으려 한다.

시간은 단축되겠지만 꿈을 꾸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는 과정이 없으므로 그 안에서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는 건 없다.

꿈을 꾸는 아이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연히 배움을 갈구하게 된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학업이나 배움의 동기를 찾은 아이들은 그 효율 면에서나 노력 면에서도 뛰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모든 능력이 그러하듯,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능은 도태되게 되어있다. 꿈을 꾸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다시 꿈꾸려 노력해도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꿈을 가지는 방법을 잊어버린 아이들은 목표나 동기부여 없이 무조건 최선을 다해 살아가게 되거나 아예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하지만, 목표 없이 무조건 공부를 해서 행복해지고 성공하는 시대는 끝이 났다.

아이들 뿐 아니라 누구든 꿈을 꾸어야만 인생을 보다 행복하고 재미나게 살아갈 수 있다.


 

아이들을 꿈꾸게 하라

아이들에게는 꿈을 가질 권리가 있다. 직접 시행착오를 통해 꿈을 어떤 방향으로 수정해나갈지 선택할 권한은 아이들 스스로에게 있다.

이 귀한 시간을 부모들로부터 빼앗긴 많은 자녀들이 어른이 되어서야 한번도 마음껏 꿈꿔보지 못한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오늘날 대학교 4학년을 졸업할 때까지도 진로는 물론 꿈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가 갑자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반복적인 직장생활을 하다가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정말 원하던 것이 이런 삶이었는지 되돌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더해갈수록 꿈을 찾는 일은 갑절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어른이 되어서 꿈을 찾으려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생계의 문제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진다.

아이들을 꿈꾸게 하자. 어릴 때부터 아이들의 꿈을 좌절시키지 말고 격려해주자.
아이들이 어른들이 듣기에 우스운 꿈을 꾸더라도 이를 비웃지 말고 어떤 꿈을 가지든 지지해줄 부모님이 뒤에 있다는 사실을 아이가 깨닫게 하자. 꿈을 키워 나가기에 적합한 이 시절을 반복적인 공부만으로 보내게 해서는 안 된다.

과하디 과한 경쟁사회에 휩쓸리지 말고 부모가 중심을 제대로 잡고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지지해주자.

최대한 아이들이 꿈을 실현해 볼 수 있도록 여러 경험의 장을 체험하게 해줘 보도록 하자. 성공할 때 기뻐해주고 실패할 때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해 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자.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부모가 원하는 방향의 꿈을 꾸도록 유도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에 맞는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자. 어떤 꽃을 피우든, 꽃은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