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폭등한 ‘밀’, 환율에 폭락한 ‘커피’…널뛰는 원자재값

역대급 폭염에 홍수 가뭄 등 이상 기후 주요 원인 신흥국 환율위기에 무역전쟁까지 삼중고

전 지구적인 기상 이변과 신흥국의 환율 위기,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복합적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세계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전문가조차 향후 가격 동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할 정도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록적인 기상 이변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종목은 밀(소맥)을 비롯한 식재료다.
밀은 급격한 기온상승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예년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소맥 가격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 20% 이상 올랐다. 미국 농무부는 이달 10일, 밀의 2018 회계년도 생산량을 7억2,900만톤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는 전년 대비 약 4% 줄어든 규모다.

밀과 대조적으로 커피와 설탕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커피와 설탕값 급락은 기상이변이 아니라 신흥국의 환율 위기 때문이다.

kemarau-2커피 주산지인 브라질의 통화인 헤알화가 급락하면서, 수출업자들은 달러 표시 농산물을 제고로 쌓아두기 보다 시장에 내다 파는데 바빴다. 그 결과 커피의 공급물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아라비카 품종 커피 원두 1파운드 가격이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보다 저렴한 1달러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12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설탕 역시 비슷한 이유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국제시장에서의 설탕값도 커피와 마찬가지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신흥국 경제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금속 및 원유가격도 휘청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구리의 국제 거래가는 6월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꼽힌다.

중국 민간부문 부채가 눈덩이처럼 증가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구리 가격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신흥국의 환율 위기와 미중간 무역전쟁 결과, 금속과 식량, 원유 등 원자재 전 부분에 걸쳐 가격변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세계은행의 올해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세계 에너지 증가분의 60% 이상, 식량 소비 증가분의 40%, 금속 수요 물량의 대부분이 중국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 등 신흥국에서 소비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의 경제 상황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브라질의 헤알화, 터키 리라화의 가치 폭락 등 신흥국 경제위기가 원자재값을 출렁이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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