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한인포스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팜유, 석탄, 페로 합금 등 국가 전략 주요 상품의 수출을 정부가 지정한 국영기업(BUMN)을 통해서만 허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천연자원 상품 수출 거버넌스에 관한 정부령(PP)」을 공식 공포했다.
이번 조치는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수출 감독 공백을 메우고 국가 천연자원으로부터의 세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전략적 결단으로 평가되며, 인도네시아 경제 거버넌스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국내외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직접 발표… “전략적 조치”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6년 5월 20일(수) 국회의사당 단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하원(DPR RI) 본회의에 직접 출석해 해당 정부령의 공포 사실을 공식 선언했다. 인도네시아 현직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정부령 공포를 직접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서, 정부가 이번 정책에 부여하는 중요성과 정치적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으로 풀이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인도네시아 공화국 정부는 천연자원 상품 수출 거버넌스에 관한 정부령을 공포합니다. 이번 정부령 공포는 우리 천연자원 상품 수출 거버넌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입니다”라고 천명했다. 이어 그는 새 정부령이 인도네시아의 수출 활동 전반에 대한 감독 및 모니터링 체계를 대폭 강화하는 데 핵심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새 제도의 작동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즉, 모든 수출 판매 수익은 정부가 지정한 국영기업을 통해 해당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전달됩니다. 이는 일종의 마케팅 편의 제공 기관(marketing facility)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이번 정책이 수출업체의 영업 활동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지정한 국영기업을 경유하는 단일 수출 채널을 구축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수출 감독 공백의 역사적 폐해… “수십 년간 막대한 잠재 수입 상실”
이번 정책의 배경에는 인도네시아가 오랜 세월 동안 전략 자원 수출에 대한 효과적인 감독 체계를 갖추지 못함으로써 국가적으로 막대한 잠재 수입을 상실해 왔다는 정부의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수출 대금 과소 신고(under invoicing),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조작, 해외에서의 외환 보유 등의 불투명한 관행이 국가 세입을 현저히 감소시켜 온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 자료를 비롯한 국제 통계 자료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로산 로에슬라니 투자부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대통령의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은행 자료에서 과소 신고 및 이전가격 조작 활동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확인하며, 이번 정책이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닌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처방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팜유, 석탄, 페로 합금 등 이번 규제 대상 3개 전략 상품의 수출액은 650억 달러, 즉 약 1,100조 루피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수출 거래가 투명한 국가 감독 체계 없이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은 이번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 같은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우리 스스로의 것, 인도네시아 국민의 것을 관리할 용기가 없어 가장 낮은 세입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사실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모든 천연자원이 인도네시아 국민의 것이고 인도네시아 민족의 것임을 믿어야 합니다. 따라서 국가는 인도네시아 밖으로 판매되는 우리 천연자원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기만당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부가 얼마나 팔려나가는지 정확히 알고자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이번 조치에 담긴 강한 민족적·국가적 의지를 천명했다.
헌법적 사명의 실현… “천연자원의 부는 전체 국민이 누려야”
정부는 이번 정책이 단순한 행정·경제적 조치를 넘어, 인도네시아 헌법에 명시된 천연자원의 국가 관리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헌법적 사명의 일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헌법 제33조는 국가의 자연자원을 국가가 관리하며 이를 최대한 국민의 번영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이번 정부령은 이 헌법 원칙이 수출 부문에서도 실효적으로 적용되도록 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략적 자원 관리가 소수의 이익을 위해 편향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대지와 물, 그 안에 담긴 모든 천연자원의 부는 인도네시아 전체 국민이 누려야 합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한 이번 정책을 통해 인도네시아가 멕시코, 필리핀 및 주변 국가들 수준의 국가 수입을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국제 비교 관점에서 인도네시아의 천연자원 수출 세입 수준이 국가 잠재력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정부의 인식을 드러냈다.
2단계 시행 로드맵… 2026년 6월 전환 개시, 9월 전면 시행
새 정부령의 시행은 민간 수출업체와 해외 구매자들의 계약 구조 전환에 필요한 준비 기간을 감안해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1단계: 2026년 6월 1일부터 같은 해 8월 31일까지로 설정된 전환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수출업체들은 기존에 직접 체결해 온 해외 구매자와의 거래 및 계약을 점진적으로 국영기업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정부는 이 전환 기간이 민간 기업들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새 시스템으로의 질서 있는 이행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단계: 2026년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완전 시행 기간이다. 이 시점부터는 해외 구매자와의 수출 및 수입을 포함한 모든 무역 거래가 전면적으로 국영기업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도록 의무화된다. 사실상 이 시점을 기점으로 인도네시아의 전략 자원 수출 체계는 완전히 새로운 제도적 틀 안에서 운용되게 된다.
수출 전담 국영기업 PT 다난타라 숨버르다야 인도네시아 설립
새 정부령 시행의 핵심 주체로서, 정부는 수출 전담 국영기업을 신설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부 장관은 이날 스나얀 국회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국영기업의 명칭이 *PT 다난타라 숨버르다야 인도네시아(PT Danantara Sumber Daya Indonesia)라고 공개했다.
아이를랑가 장관은 “투자부 장관 겸 투자조정청(BKPM) 청장이 PT 다난타라 숨베르다야 인도네시아를 설립했습니다. 추후 보다 상세히 설명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로산 로에슬라니 투자부 장관은 PT 다난타라 숨버르다야 인도네시아의 설립이 그동안 만연해 온 거래 불투명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제안된 구조에 따르면, 수출업체들은 이 새로운 기관에 자신들의 수출 대상 제품을 매각하도록 의무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PT 다난타라 숨버르다야 인도네시아가 이를 넘겨받아 수출을 직접 처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이 기관이 팜유, 석탄, 페로 합금 등 전략 자원의 국가 단일 수출 창구로 기능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수출 단일창구(one-gate) 정책이 인도네시아의 국제 무역 전반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수출 거래가 단일 국영기업을 경유함으로써 거래 내역의 추적과 검증이 용이해지고, 이를 통해 수출 대금 과소 신고나 이전가격 조작 등의 불투명한 관행이 구조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 기자/ Fajar 편집부, AI비즈니스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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