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화재 원인 70%는 ‘전기 단락’ 설비 기준 준수 시급

20여명 사망자가 발생한 자카르타 중심가 화재 건물

연간 2,000건 화재 중 대부분이 전기적 요인… 전문가 “SNI·PUIL 표준 준수가 예방의 핵심”

자카르타에서 매년 발생하는 화재의 주요 원인이 전기 설비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카르타 소방구조국(Dinas Penanggulangan Kebakaran dan Penyelamatan Jakarta)에 따르면, 매년 약 2,000건에 달하는 화재 중 60~70%가 전기 단락(합선) 등 전류 이상으로 인한 불꽃에서 비롯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전기설비제조업협회(APPI) 헬빈 헤르만 티르타자자(Helvin Herman Tirtadjaja) 표준화 위원장은 지난 10일 콤파스(Kompas)와의 인터뷰에서 “자카르타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전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19년에는 총 2,183건의 화재가 발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헬빈 위원장은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준 미달의 불량 전기 설비 사용을 꼽았다. 이는 자카르타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고품질 전기 부품 사용이 사고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국가 표준(SNI)에 부합하는 고품질 케이블을 사용해야 하며, 이상 발생 시 즉시 전력을 차단할 수 있도록 배선용 차단기(MCB)의 성능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이 밝히는 일반적인 전기 화재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수명이 다한 노후 전자기기 사용 △용도나 규격에 맞지 않는 비표준 케이블 사용(예: 고전력 부하에 오디오 케이블 사용) △단락이나 과부하 시 불꽃을 유발할 수 있는 헐겁고 복잡한 배선 설비 등이다.

이에 대해 헬빈 위원장은 인도네시아 내 모든 건축물의 전기 설비가 에너지광물자원부(Kementerian ESDM)가 제정한 ‘일반 전기 설비 요건(PUIL)’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전기 설비 문제와 함께 대도시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 불감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헬빈 위원장은 “주택이나 대형 건물이 방범을 이유로 창문에 쇠창살을 설치하는 등 마치 ‘요새’처럼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

도난 방지에 치중한 나머지 비상 대피로를 폐쇄하거나 최소화해 오히려 화재 시 거주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전기 설비의 정기 점검과 표준 규격 자재 사용, 그리고 화재 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한 건축 설계가 함께 이뤄져야 반복되는 자카르타의 대형 화재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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