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 ‘흑해삼’의 항암·항당뇨 효능 규명… 신약 원료 가능성

인도네시아산 흑해삼(Holothuria atra)

사포닌 및 생리활성 펩타이드 풍부… 열 안정성 높아 기능성 식품·화장품 산업화 기대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은 자국 해역에 서식하는 흑해삼(Holothuria atra)에서 강력한 항암 및 항당뇨 효과를 지닌 생리활성 물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흑해삼이 단순한 식품 자원을 넘어 고부가가치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Nutraceutical) 원료로 발전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4일 BRIN 식품공정기술연구센터(PRTPP)의 무함마드 누르시드(Muhammad Nursid) 연구원은 “해삼은 오랫동안 고단백 영양 공급원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한 수출용 수산물을 넘어 의약 및 뷰티 산업의 핵심 기능성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특히 ‘흑해삼’으로 불리는 Holothuria atra 종의 성분 분석에 집중했다. 그 결과, 흑해삼에는 사포닌(트리테르펜 글리코사이드)과 생리활성 펩타이드 등 인체에 유익한 핵심 화합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이 중 사포닌은 암세포의 세포막을 파괴하고 세포 사멸(Apoptosis)을 유도하는 기전을 통해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또한 면역력 강화와 항염 작용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검출된 생리활성 펩타이드는 혈당 조절 및 혈압 강하 효과를 보여 당뇨병과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누르시드 연구원은 “흑해삼의 생리활성 화합물은 암과 당뇨병은 물론, 항노화(안티에이징) 등 주요 퇴행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천연 원료 개발의 강력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흑해삼 유래 화합물의 높은 안정성이다. 열이나 가공 과정에서도 성분이 쉽게 파괴되지 않아 보충제나 가공식품 등으로 상용화하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독성 시험에서도 섭취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적정 용량 내에서는 소화기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BRIN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건강기능식품, 안티에이징 화장품, 천연물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 이전을 추진해 인도네시아를 열대 해양 생리활성 물질 개발의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연구진은 남획에 대한 경각심도 강조했다. 누르시드 연구원은 “산업적 가치가 높아진 만큼 무분별한 채취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위해 지속 가능한 양식 기술 개발과 보존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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