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시위 격화 속 경찰 장갑차에 20대 배달 기사 사망… 시위 확산 우려

8월 29일 시위 관련 집회 안내

분노한 시민들, 경찰 본부로 몰려가… 경찰, 관련자 7명 체포 후 조사 착수

지난 28일 저녁, 자카르타에서 국회의원 수당 인상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20대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경찰 장갑차에 치여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경찰의 신속한 사과와 관련자 체포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분노가 확산되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사건 발생 및 경과

사건은 지난 28일 목요일 저녁, 자카르타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날 노동계를 중심으로 평화적으로 시작된 ‘국회의원 수당 인상 반대 시위’는 오후 들어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폭력적으로 변질되었다. 경찰이 최루탄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자 시위대는 인근 페좀퐁안(Pejompongan) 주택가로 흩어지며 일대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오토바이 배달 플랫폼 ‘오젝 온라인(Ojek Online, 오졸)’ 소속 배달 기사인 아판 쿠르니아완(Afan Kurniawan, 21세) 씨가 참변을 당했다. 목격자 증언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영상에 따르면, 쿠르니아완 씨는 배달 업무 중 길을 건너다 넘어졌고, 이때 빠른 속도로 돌진하던 기동타격대(Brimob, 브리몹) 소속 바라쿠다(Barracuda) 장갑차가 그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차량은 멈추지 않고 치었으며, 쿠르니아완 씨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그는 음식 배달을 위해 현장을 지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의 대응 및 조사 상황

사건 직후, 리스티요 시깃 프라보워(Listyo Sigit Prabowo) 경찰청장은 희생자의 시신이 안치된 칩토 망운쿠수모(Cipto Mangunkusumo) 병원을 직접 방문하여 유족과 동료 배달 기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경찰청 감찰과는 즉각 내부 조사에 착수했으며, 사고 장갑차에 탑승했던 기동타격대 소속 C 경정을 포함한 대원 7명을 체포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하며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 반응 및 사태 확산

그러나 경찰의 신속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의 참혹한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동료의 비극적 죽음에 격분한 수백 명의 ‘오졸’ 기사들과 시민들은 중부 자카르타 퀴탕(Kwitang)에 위치한 기동타격대 본부 앞으로 몰려가 밤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살인자를 처벌하라”, “정의를 구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시위 과정에서 일부 군중이 인근 경찰 초소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양상을 보이기도 해, 이번 사건이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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