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적 위기 고조, 루피아 환율 16,290루피아로 오름세

US 달러대비 루피아화 주간환율 그래프. 2025.6.16일 오전 현재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공격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심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및 군사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고,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하락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13일(현지시간) 레피니티브(Refinitiv)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루피아 환율은 전일 대비 0.37% 상승(루피아 가치 하락)한 달러당 16,290루피아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도 루피아 가치는 0.12%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같은 날,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서부 인도네시아 시간(WIB) 오후 2시 58분 기준 0.21% 오른 98.12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는 전날 종가인 97.92에서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달러 강세와 루피아 약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및 탄도 미사일 관련 시설 등 다수의 전략적 목표물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의 목표는 이란의 핵 과학자,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 탄도 미사일 기반 시설”이라며, “작전은 앞으로 며칠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긴장감을 더했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 및 핵 관련 목표 수십 곳이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단기간에 최대 15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동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자 글로벌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최근까지 매력이 다소 떨어졌던 미국 달러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다시금 안전 피난처(Safe Haven)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MUFG의 통화 분석가 리 하드먼은 “중동의 상황 전개는 안전자산으로서 미국 달러의 위상을 시험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분쟁이 확산될 경우, 시장은 에너지 공급망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교역 차질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의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글로벌 원유 유통 경로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만약 분쟁이 격화되어 유가가 급등할 경우,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통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와 외환시장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국의 후속 조치와 중동 분쟁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다음 주 루피아 환율의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