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온기가 식기 전에
목을 조이듯 밀려오는 어둠의 형벌
몇 조각 할애된 쪽잠도
등을 돌리며
미동도 없는 담장 너머
별빛이 새근거리면
열리는 거미줄의 역사
결박에서 풀려나온 생각들이
떼거리로 몰려온다
온 힘을 다하여 흔들어도
달라붙는 집착의 늪
수축과 이완에 이골 난
거머리의 근육처럼 뒤척이다
헛수고로 끝나 버릴 고뇌는
끈적한 자국을 내며 어둠 위를 지나간다
시작 노트:
누구나 겪어보는 불면의 찰나에서 시인은 한 편의 시를 건져낸다. 불면과 함께 떼거리로 몰려드는 “결박에서 풀려나온 생각들”, 이 모든 것이 “달라붙는 집착의 늪”에 근원이 있었다고. 하지만 불면과의 한판 싸움의 끝은 이미 예견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삶도 “거머리의 근육처럼 뒤척이다”, “끈적한 자국”을 남기는 일이다.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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