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바란 연휴 끝나자 자카르타 대기질 다시 ‘나쁨’… 세계 8위 오명

연휴 기간 일시 개선 후 급격히 악화… 환경청 “마스크 착용” 권고

이슬람 최대 명절 르바란(이둘 피트리) 연휴가 끝나고 일상이 재개된 9일 수요일 오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대기질이 다시 ‘건강에 해로움'(나쁨)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기간 차량 통행량 감소 등으로 잠시 개선됐던 공기가 다시 악화된 것이다.

글로벌 대기질 모니터링 웹사이트 IQAir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0분 기준 자카르타의 대기질 지수(AQI)는 153을 기록하며 ‘나쁨’ 단계를 나타냈다.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58마이크로그램(µg/m³)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일평균 권고 기준(15µg/m³)의 약 4배에 달했다.

이 시각 기준, 자카르타는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8번째로 공기가 나쁜 도시로 꼽혔다. 네팔 카트만두(AQI 186)가 최악의 대기질을 보였고, 파키스탄 라호르(183), 인도 델리(176), 베트남 하노이(164), 우간다 캄팔라(157)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자카르타 환경청(DLH)의 자체 환경·위생 정보 시스템상 5개 대기질 측정소(SPKU) 데이터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Pasar Minggu(남부, AQI 84), Cempaka Putih(중부, AQI 79), Kelapa Gading(북부, AQI 64) 등 대부분 지역에서 PM 2.5 농도 기준 ‘보통'(AQI 51-100) 수준으로 측정되었다.

자카르타 환경청은 대기질 악화에 따라 시민들에게 야외 활동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어린이, 노인, 임산부 및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시민 등 민감군은 가급적 실외 활동 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개인 상비약을 지참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대기질 악화는 르바란 연휴 기간 나타났던 개선세와 대조를 이룬다. 앞서 아셉 쿠스완토 자카르타 환경청장은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6일까지의 르바란 연휴 기간 자카르타의 대기질이 이전 2년(2023년,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셉 청장은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2024년 대비 오염물질 농도가 43~75%, 2023년 대비 18~69% 감소했다”며 “대기오염 표준지수(ISPU) 기준으로 명절 첫날은 ‘좋음’, 둘째 날은 ‘보통’ 범주에 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휴 기간 PM 2.5 농도가 연휴 시작 7일 전부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오히려 연휴 직전인 3월 26~27일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긴 연휴를 앞두고 시민 활동이 활발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연휴가 끝나고 귀경 차량이 몰리고 산업 활동이 재개되면서 오염물질 배출량이 다시 증가해 대기질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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