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KS 10 / 학년 손민지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까지 바이오디젤에 포함되는 팜유 비율을 현재 35%에서 40%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경유 차량과 기계류에 사용되는 연료에 섞이는 팜유 비율을 의무적으로 늘리는 조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팜유농민협회(Apkasindo)는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 내 팜유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카르타 경제 신문에 따르면, Apkasindo의 굴랏 마누룽 회장은 이러한 정책으로 연간 325만 톤의 팜원유(CPO) 연료 수요가 증가하고, 120만 톤의 팜원유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팜유는 팜 농장에서 생산된 팜원유를 정제공장에서 추가 가공한 것으로, 정제된 팜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정에서 직접 사용하지는 않지만, 라면, 과자, 초콜릿 같은 가공식품에 많이 쓰인다.
만약 인도네시아의 팜유 부족으로 수출에 차질이 생긴다면,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가격이 상승하고 전 세계적으로 식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2022년 4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내 팜유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을 중단한 사례가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식량 파동을 초래할 뻔한 상황이었다.
이후 관련 업계의 항의로 팜유 수출이 한 달 만에 재개되었지만, 만약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전 세계 먹거리뿐만 아니라 팜 열매의 씨앗에서 추출되는 팜핵유가 세제나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우리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팜유 생산을 늘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팜유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벌목과 녹지 방화를 통해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파괴된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면적은 남한보다 넓은 11만 6,700㎢에 이른다고 한다.
열대우림이 파괴되면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썩거나 산불로 소실될 때 저장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배출한다.
또한, 토양에 저장된 탄소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팜유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팜유 재배 면적 증가로 인해 땅속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고, 열대우림 파괴로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배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오디젤에 포함되는 팜유 비율 증가로 감소되는 이산화탄소 양과 팜유 경작지 증가로 인한 열대우림 파괴로 증가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면밀히 분석하여, 무엇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득과 실을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이는 인도네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전 세계가 나서서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보호에 힘쓰는 동시에 바이오에너지 연료 개발에 공동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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