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에서는 독특한 영화 관람 인증샷이 유행이었다. 이 영화 포스터 하나면 누구나 연기파 배우 황정민이 된다. 영화 ‘히말라야’를 보면 이 인증샷은 반드시 찍어야 하는 필수코스가 됐다. 우리도 이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오랜만에 인도네시아에 선보이는 한국 영화가 바로 ‘히말라야’이기 때문이다. 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인도네시아에서 눈으로 덮힌 히말라야를 보면 더위를 식히는 것은 어떨지? 현지 개봉된 ‘히말라야’를 감상하기 전, 재미를 위해 영화 ‘히말라야’ 제작자 윤제균이 직접 공개한 제작 비하인드를 실어본다.
영화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작품.
산악 전문가가 함께한 철저한 사전 훈련
‘히말라야’는 배우들이 실제 산악인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배우들은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전문 산악인들이 보기에도 몰입도 떨어지지 않는 등반 기술들을 선보이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등산 교육 전문학교에서 안전벨트를 차는 법부터 장비를 다루는 기술부터 암벽 훈련, 빙벽 훈련 등 산악인이라면 해야 하는 필수 훈련을 거쳤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안정을 위해 모든 훈련과정과 촬영현장에는 전문 산악인이 함께했다. 주연 배우들은 영화 촬영 전, 실제 원정대들의 산악 코스를 2박 3일에 걸쳐 종주하기도 했다. 손수 밥을 해 먹고, 텐트에서 취침을 하면서 총 23㎞를 걸어야 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황정민은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본 촬영에 들어가니 훈련 과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배우와 전 스태프가 걷고, 또 걸었다!
총 5개월에 걸쳐 네팔 히말라야와 프랑스 몽블랑을 비롯해 경기도 양주, 강원도 영월의 채석장에서 로케이션 촬영이 진행됐다. 히말라야의 촬영지까지 차량으로 이동이 불가능해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각자의 짐과 촬영장비를 짊어지고 꼬박 3일을 걸어야만 도착할 수 있었다. 네팔의 트레커들이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팍딩(2,1610m), 몬조(2,835m), 남체 바자르(3,440m) 등의 지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실제 크레바스(빙항의 쪼개진 틈)와 설산의 웅장함을 담기 위해 추가된 프랑스 몽블랑 로케이션 현지에서는 전문 가이드마저 촬영을 만류할 만큼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지만, 영화에 ‘엄홍길’ 대장과 원정대원들의 생생하고 긴장감 넘치는 모습을 담기 위해 철저한 안전 대책을 세운 뒤 촬영을 진행했다. 사소한 생활습관까지 곧 생명에 직결되는 곳이었기 때문에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특히 촬영지가 고산지대라 고산병에 주의해야 했기 때문에 지켜야 할 수칙들이 많았다. 고산병의 증세가 두통이나 식욕저하로 나타나기 때문에 음주를 금지했고, 체온 유지를 위해 촬영기간 동안 머리조차 감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촬영장의 모든 인원들은 의무적으로 안전모를 쓰고, 아이젠보다 전문적인 크램폰을 신발에 착용해 안전을 도모했다.
77일 간의 여장을 담아낸 20분의 다큐멘터리가 125분의 영화로 재탄생
영화 ‘국제시장’과 ‘해운대’의 감독이자 ‘히말라야’를 제작한 윤제균은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바로 후배 대원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이 히말라야 데스존으로 향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였다.
히말라야 현지 로케이션 촬영과 역동적인 화면을 위한 다양한 카메라 워킹 등 새로운 시도들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산악인들의 순수한 의리에 깊은 감동을 받은 이석훈 감독은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통해 각한 현실에서 잊고 살았던 성공보다 중요한 가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순수한 우정과 의리를 진정성있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2년에 걸친 시나리오 작업
시나리오 집필 과정부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투자됐다. 전문 산악 장비와 등정 기술 등 등산을 위한 기초 지식과 휴먼 원정대의 실제 여정 등 수많은 자료 조사가 필요했고, 실화가 주는 진정성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한 기초 작업들이 필요했다. 엄홍길 대장을 비롯해 휴먼재단 직원들과 당시의 사건을 기억하는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방송 프로그램, 관련 영상, 사진, 서적 등 관련 자료들을 모두 검토해야 했다.
약 6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초고를 완성했다. 이석훈 감동과 윤제균 제작자는 전문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 수차례의 각색 작업을 거쳤고, 약 2년에 걸친 시간 동안 직접 부딪히고 발로 뛰면서 최종 시나리오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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