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영화 제작한 전 대법원 국장, 영화 개봉일에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

혐의 내용
– 수라바야 지방법원 판사 3명 대상 뇌물 공여
– 2012년부터 사건 브로커 활동
– 총 1조 루피아, 금괴 51kg 상당 뇌물 수수
– KPK 신고 재산 514억 루피아

인도네시아 법조계가 또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반부패를 주제로 한 영화 ‘재판관(Sang Pengadil)’의 제작자이자 전 대법원 고위 관리였던 자로프 리짜르((Zarof Ricar))가 대규모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특히 그의 체포 시점이 자신이 제작한 영화의 개봉일과 맞물려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자로프 리짜르는수라바야 지방법원 판사 3명에게 뇌물을 건네 고위 관료 자제의 살인 사건을 무마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자로프가 피고인 로날드 타누르의 변호사와 공모해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내고자 50억 루피아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자로프는 2012년부터 대법원 재직 시절 사건 브로커 역할을 하며 총 1조 루피아와 금괴 51kg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자로프는 2022년 1월 퇴직 전까지 대법원에서 형사사건 관리국장과 일반법원국 사무국장을 지낸 고위 관료였다. 부패방지위원회(KPK)에 따르면 그의 신고 재산은 514억 루피아에 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로프가 제작한 영화 ‘재판관’은 청렴한 젊은 판사가 부패 세력과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이 영화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개봉 이후 43,000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편 법조계 관계자는 “사법부 고위 관료의 비리가 또다시 드러나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법부 개혁이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