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환자분들 중에 “자다가 갑자기 발가락을 잘라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와서 보니 엄지발가락이 부어있더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른바 통풍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귀족병’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일반화된 질환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육류나 어류 등에 많은 핵산이 몸 속에서 분해되면, 퓨린체라는 물질이 생기게 됩니다. 그것은 최종적으로 요산을 만들어 내는데, 대체로 요산은 여성은 6mg/dl, 남성은7 mg/dl 이하로 혈액 내에 존재합니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 요산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지 않으면, 혈액 속에 요산이 다량으로 축적되면서 원래 용해상태였던 것이 바늘이나 솔잎 같은 결정체로 변해서 관절 속으로 파고 들어가 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혈액 내의 요산 양이 많다고 해서 모두 다 통풍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러한 ‘고요산혈증’이 되면, 통풍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통풍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과음, 과식, 스트레스, 과도한 운동, 유전적 요인 등이 거론되며, 비만, 고혈압, 악성빈혈, 납중독, 갑상선기능항진증, 만성신부전 등에 의해서도 통풍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통풍이 잘 나타나는 부위는 엄지 발가락의 마디와 뿌리 부위입니다. 90%가 무릎 아래쪽에서 발병하고, 엄지발가락이 그 중의 70% 정도를 차지합니다. 엄지발가락 외에 손가락, 손목, 무릎관절, 발목, 팔꿈치 등에 나타나기도 하며, 때로 관절부위가 아닌 곳에서 그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현대 의학에서는 요산의 생성을 억제시키면서 염증을 완화시키고 관절에 쌓인 요산 결정체가 빠져나가도록 촉진시키는 약물 요법을 시행합니다. 만일 증상이 심해 관절에 혹이 불거져 나왔을 때는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풍의 초기 증상은 1-2주일 경이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치료를 게을리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치해두면 관절이 파괴되어 모양이 일그러지는 관절 기형 혹은 만성으로 이행될 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통풍을 치료할 때 정상적인 소변 및 수액 대사를 촉진시키는 약재나 관절 부위의 통증과 염증의 원인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약재, 관절 부위의 염증을 없애고 살충작용을 하는 약재, 관절 주위에 생기는 통증을 제거하는 약재, 정체된 혈행을 순환시키는 약재 등을 환자의 증상이나 체질에 맞게 처방해서 치료하고 있습니다.
통풍은 치료하는 약도 중요하지만 유발요인을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꽁치, 고등어, 멸치 등 등 푸른 생선은 건강에는 좋은 식품이지만, 핵산이 많이 있는 만큼 체내에서 요산을 만들어 내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요산의 재료가 되는 퓨린체가 많이 함유된 육류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고, 콩류나 버섯류도 퓨린체가 많아 적절하지 않습니다.
통풍발작은 결렬한 운동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요산치가 정상이 아닐 경우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정상치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운동으로 너무 많은 땀을 흘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지나친 탈수는 혈액을 농축시켜 요산이 결정화되거나 신장의 여과 기능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