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법인이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결국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부실 자산이 많은 은행을 인수한 게 악수(惡手)였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국민은행이 수년간 부실 자산을 정리하며 체질개선에 주력해온 만큼, 몇 년 이내 억눌렸던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PT Bank KB Bukopin Tbk·지분율 67%)’은 지난해 80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 순손실인 2725억원보다 적자 폭이 세 배 가까이 확대됐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부코핀은행 대주주인 보소와그룹과 주주간 약정을 체결해 지분 22%를 1164억원에 취득했다. 이후 국민은행은 2020년 부코핀은행에 대해 주주배정(1차) 및 제3자배정(2차) 유상증자를 통해 총 2966억원으로 지분 67%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부코핀은행 인수는 국민은행이 글로벌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문제는 국민은행이 인수를 추진하기 이전부터 부코핀은행에 대한 부실 자산 우려가 컸다는 점이다. 실제 국민은행이 지분을 처음 취득한 지난 2018년 부코핀은행의 순손실은 88억원이었다. 이후 2019년 말 기준 순손실 5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으며, 2020년 -56억원, 2021년 -2725억원 등 실적이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부코핀은행의 손실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이유는 부실 우려가 큰 대출 자산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고, 기존 부실 자산도 할인 매각하거나 상각 처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부코핀은행은 적자를 지속한 끝에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부코핀은행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28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을 인수하기 직전에도 인도네시아 경제가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부코핀은행은 건전성 문제가 컸는데, 국민은행이 인수할 당시 고정이하여신(NPL·원금과 이자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도 10%에 가까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체질개선을 이뤄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인수 이후 부실 자산을 상·매각하고, 4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총 1조7979억원)를 추진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의 부실 자산을 수년간 정리해오고 있는 만큼, 몇 년 이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현재 악화한 인도네시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소매금융 중심의 부코핀은행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여파 등 인도네시아 경제 상황이 온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실적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부실 자산을 계속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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