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4위 인구대국이라는 잠재력에 더해 최근 국민소득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현지 생산 의약품에 혜택을 강화하는 중이다. 인도네시아 진출을 노리는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이라면 직접 수출보다는 현지법인 설립이나 인도네시아 기업과의 협업이 주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컬 생산 강조하는 인니 정부…”한국 제약사 진출 원한다”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글로벌 바이오&파마 플라자 2022’가 개최됐다.
이날 함께 열린 ‘의약품 해외진출 전략 설명회’에는 인도네시아 보건부에서 아구스디니 바눈 박사가 참석해 최근 인도네시아 제약산업 육성 정책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2016년부터 10년 장기 계획으로 의약품·의료기기 산업 육성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의약품과 의약품 원료, 의료기기를 인도네시아 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도록 장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의약품에 국산물품 필수사용 요건(Tingkat Komponen Dalam Negeri, TKDN)을 명시하고, 원료의약품의 경우 65% 수준까지 자국 생산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원료의약품의 높은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게 인도네시아 정부의 목표다.
바눈 박사는 “2024년까지 국가적 차원에서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특히 의약품의 국내 제조·생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주요 의약품의 국내 생산을 위해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료이든 완제이든 인도네시아 내에서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며 “특별 감세 조치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을 마련해 해외 제약사들을 유치하고 있다. 한국 제약사가 인도네시아와 협업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대웅·종근당의 현지 기업 합작, 인도네시아 진출 모범 사례”
바눈 박사는 대웅제약과 종근당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한국 제약사 중에는 대웅제약이 2012년, 종근당이 2015년 각각 현지 기업과 합작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현지 제약사 인피온(Infion)과 합작해 수라비야 지역에 제약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의약품 할랄 인증을 받았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에서 빈혈치료제(EPO)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근당은 또 다른 현지 제약사 OTTO와 합작을 통해 현지에 진출했다. 2018년엔 인도네시아에서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은 항암제 공장을 완공했다.
바눈 박사는 두 제약사가 받은 ‘할랄 인증’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선 자체 GMP 인증 외에 할랄 인증이 필수라고 그는 설명했다.
바눈 박사는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할랄 인증을 받은 제약사로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며 “한국 기업과 인도네시아 기업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라고 말했다.
바눈 박사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있다면 (인도네시아 보건부가) 빠른 인증을 돕겠다”며 “여기서 할랄 인증을 받는다면 같은 인증이 필요한 중동이나 기타 동남아 국가로 진출도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니 최대 제약사 “한국 제약사와 의약품·건강제품 개발 협력 관심”
인도네시아 최대 제약사인 칼베 파마(PT Kalbe Farma) 역시 한국기업과 협업을 원한다고 했다.
비드종티우스 칼베 대표이사는 “칼베는 인도네시아의 의약품 개발·생산·유통을 비롯한 전 분야를 다루고 있다. 의약품의 범위 역시 케미칼의약품부터 바이오의약품, 백신까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제약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칼베는 제넥신·삼양바이오팜·한국유나이티드제약·태준제약 등과 협업 사례가 있다. 더 많은 기업과 접점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넥신의 경우 칼베와 KG BIO라는 이름의 합작법인을 세우고 면역항암제 GX-17과 빈혈 신약 GX-E4 등을 개발 중이다.
비드종티우스 칼베 대표이사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세계 4위의 인구대국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데 장점이 있다”며 “최근엔 건강제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우수한 건강제품을 보유한 한국 제약사와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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