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노 아눙 주지사, 전격적인 행정 조치 착수 “자카르타 치안 안정적… 삭막한 펜스 대신 녹지 공간 확대 주문”
파쿠원 그룹, ‘자체 판단’ 인정하며 즉각 철거 완료 지방경찰청, “대규모 시위 연관설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 엄중 경고
자카르타 특별수도주 정부가 관내 주요 상업시설에 연이어 설치되고 있는 고단형 철제 펜스에 대해 전격적인 단속 및 행정 조치에 나섰다. 최근 일부 쇼핑몰을 중심으로 2m가 넘는 높은 철제 방호 시설이 등장하면서 시민들 사이에 치안 불안감이 확산하고, 확인되지 않은 대규모 소요 사태 대비설 등 사회적 혼란이 초래되자 주정부가 직접 제동에 나선 것이다.
프라모노 아눙(Prabowo Anung) 자카르타 주지사는 이러한 과도한 물리적 방어 시설이 자카르타의 실제 치안 상태와 무관하게 불필요한 공포심을 조성하고 도시 미관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판단, 관련 당국과 협력하여 강력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 “높은 펜스는 치안 악화 신호 아니다”… 주지사의 강력 경고
프라모노 아눙 주지사는 3일(현지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된 쇼핑몰 철제 펜스 설치 문제와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쇼핑몰 전면부에 설치된 높은 철제 펜스가 자카르타의 치안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시민들에게 주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주정부는 경찰, 군부대 등 다양한 치안 및 사법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실시간으로 안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확인 결과 현재 자카르타는 매우 안전하고 안정적인 상태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지사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상황 설명을 넘어, 민간 기업의 과도한 자율 방호 조치가 공공의 심리적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실제로 최근 자카르타 남부의 대표적 복합 상업시설인 ‘코타 카사블랑카(Kota Kasablanka, 일명 Kokas)’ 몰 전면에 약 2m 높이의 철판 펜스가 설치되면서 지역 사회에는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펜스가 2026년 8월로 예정된 대규모 정치적 시위나 소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차단막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했다.
특히 해당 건물의 소유주인 파쿠원 그룹(Pakuwon Group) 산하의 다른 쇼핑몰들도 유사한 펜스를 설치하며 조직적으로 사태 대비에 나섰다는 추측성 글들이 쏟아지면서, 일상적인 쇼핑 공간이었던 쇼핑몰이 마치 요새화된 구역처럼 인식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 법적 규제 한계 인정하면서도 “도시 개방성·미관 침해” 지적
이번 논란의 핵심은 민간 재산권과 공공의 정서 및 도시 계획적 가치 사이의 충돌에 있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현행 법령상 쇼핑센터가 자체 경비를 목적으로 펜스를 설치하는 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금지하거나 처벌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제도적 한계를 솔직히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법적 허용 여부를 떠나, 지나치게 높고 폐쇄적인 펜스의 설치는 자카르타라는 국제 도시의 미관을 크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보행 편의성과 공간 접근성을 심각하게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주지사는 물리적 장벽 대신 도시 디자인적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자카르타는 만약의 소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치안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민간 시설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방식의 방호보다는 도시 전체의 개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삭막하고 차가운 철제 펜스 대신 나무와 관목을 심어 도시를 푸르게 만들고, 건물과 보도 간의 시각적·물리적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조만간 상업시설의 외관 및 조경에 관한 새로운 행정 결정(Administrative Decision)을 내릴 예정임을 시사했다.
이는 향후 자카르타 내 상업시설의 건축 및 리모델링 허가 과정에서 녹지율과 개방형 디자인이 중요한 심사 기준이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 파쿠원 그룹 “본사 지시 아닌 현지 경영진 독자 판단”… 즉각 철거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문제의 시설을 운영 중인 파쿠원 그룹 측도 발 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알렉산더 테자(Alexander Tedja) 파쿠원 그룹 설립자는 3일 서면 성명을 발표하여 “코타 카사블랑카 몰의 철제 펜스 설치는 그룹 본사나 주주들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고 공식 해명했다.
그는 “현지 경영진이 자체적인 보안 판단에 따라 임시로 설치한 조치였으나, 이로 인해 시민 여러분께 불편과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즉각적인 철거를 약속했다.
코타 카사블랑카 몰 전면에 설치되었던 2m 높이의 철제 펜스는 이미 완전히 철거된 상태였다. 몰 측은 펜스가 있던 자리를 정리하고 기존과 같은 개방된 보행로와 조경 공간을 복원했으며, 방문객들은 별다른 제약 없이 출입하고 있었다.
파쿠원 그룹의 신속한 조치는 주정부의 압박과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위기 관리 차원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치안 당국의 공식적인 안전 보장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고단형 펜스를 설치할 만큼 현장의 보안 부담감이 컸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향후 주정부의 녹지 중심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될지 주목된다.
◆ 경찰 “펜스-시위 연관설은 사회적 불안 야기 유언비어”
한편, 자카르타 지방경찰청(Polda Metro Jaya)은 펜스 설치와 향후 대규모 시위를 연계한 온라인상의 정보들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발했다. 부디 헤르완토(Budi Herwanto) 자카르타 지방경찰청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특정 상업시설의 펜스 설치를 2026년 대규모 시위나 소요 사태와 연관 짓는 내러티브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는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위험이 큰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다.
부디 대변인은 “치안 당국은 모든 잠재적 위험 요소에 대해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개인적 추측을 바탕으로 여론을 선동하거나 시민들의 정상적인 일상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과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거나 재생산하기 전에 반드시 공식 채널을 통해 사실관계를 신중히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허위 정보 유포자에 대한 사이버 수사도 병행할 방침이어서, 향후 유사한 확인되지 않은 보안 관련 루머의 확산은 상당 부분 억제될 전망이다.
◆ ‘안전’과 ‘개방성’ 사이에서 자카르타의 도시 정체성 시험대
이번 ‘철제 펜스 논란’은 단순한 시설물 문제를 넘어,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 메가시티 자카르타가 추구해야 할 도시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치안 유지와 범죄 예방이라는 실용적 필요성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도시의 개방성과 미관, 그리고 시민의 심리적 안정감을 희생시키는 방식으로 구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정부와 경찰의 일관된 메시지다.
전문가들은 프라모노 주지사가 제시한 ‘녹지를 통한 자연스러운 방호’ 개념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인센티브와 설계 지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펜스를 없애라는 명령만으로는 민간 기업의 보안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행정 결정에 상업시설의 조경 및 개방형 설계에 대한 기술적 지원 방안이나 우수 사례 인증 제도 등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자카르타가 2026년을 앞두고 정치·사회적 변동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시가 물리적 장벽이 아닌 신뢰와 시스템, 그리고 푸른 녹지로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이번 행정 조치가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의 후속 조치와 민간 기업의 자율적 협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안전하면서도 열린 도시’라는 목표를 달성해 나갈지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된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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