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 ‘대선 후보 추천 기준’ 선거법 개정에 신중론

수프랏만 안디 악타스 인도네시아 법무부 장관 Menteri Hukum Supratman Andi Agtas (19/5/2026). Istimewa

인도네시아 법무부 장관 “의회 안 공식 접수 후 입장 정리할 것”

인도네시아 정부가 차기 대선을 규율할 선거법 개정안의 최대 쟁점인 ‘대통령 후보 추천 자격 기준(이하 대선 문턱·Presidential Threshold)’과 관련해, 국회(DPR)의 공식 제안이 마련될 때까지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하기로 했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선거제도 전반의 개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정부는 관례에 따라 입법 주체인 의회의 주도권을 존중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수프랏만 안디 악타스 인도네시아 법무부 장관은 화요일(2026년 9월 29일) 자카르타 대통령궁 단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9년 대선에 적용될 선거에 관한 2017년 법률 제7호(선거법) 개정안 논의 현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수프랏만 장관은 “해당 사안은 현재 국회에서 심의가 진행 중이며,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선거법 개정은 의원 입법 발의 사안이므로, 국회의 자체 제안 법안이 완성되어 공식 이송된 후에야 정부가 본격적으로 ‘쟁점 목록(DIM·Daftar Inventarisasi Masalah)’을 작성해 공식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의 주체인 국회 측의 공식 제안조차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부가 미리 입장을 정해 움직일 수는 없다”며, “선거법 정비는 오랜 정치적 관행상 의회가 주도하고 정당법은 정부가 성안해 온 역할 분담의 전통이 있는 만큼, 우선은 의회의 논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 헌재 ‘위헌’ 결정 반영 속 물밑 신경전… 기준 재설정 방안 ‘백가쟁명’

이번 선거법 개정 국면은 앞서 내려진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MK)의 중대 결정에서 비롯됐다. 헌재는 지난 2025년 1월 선고(사건번호 62/PUU-XXII/2024)를 통해 현행 선거법 제222조에 명시된 대선 후보 추천 자격 기준이 1945년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당초 현행법은 원내 의석 20% 이상 또는 직전 총선 유효 투표수의 25%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나 정당 연합에만 대선 후보 추천권을 부여해 왔다. 그러나 헌재는 정·부통령 후보를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 또는 정당 연합이 추천하도록 명시한 헌법 제6A조 제(2)항의 기본 취지에 비추어, 과도한 문턱이 유권자의 선택권과 신생·소수 정당의 피선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헌재 결정의 취지를 반영해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제한적인 난립을 막고 연립정부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대선 문턱의 ‘완전 폐지’ 대신 ‘하향 조정 및 변형 유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 국회 안팎에서 거론되는 대안으로는 대선 후보 추천 기준을 전면 철폐하는 대신 0%에서 5% 사이의 최소 기준으로 재설정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최소 2개 이상의 원내 교섭단체(Fraksi)가 연대해야만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방안, 특정 유력 대선 후보에게 거대 정당들이 쏠리는 독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단일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정당의 수에 상한선을 두는 이른바 ‘정당 카르텔 방지 조항’ 도입 등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정당 간 유불리가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인 만큼, 의회 내부에서도 단일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국회의 최종안을 받아든 뒤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향후 정국은 의회 각 정파 간의 셈법을 둘러싼 입법 협상에 집중될 전망이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