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자니산 브라질 등반객 추락사, 국제 사회 ‘늑장 구조’ 비판

합동구조단

유족 측 “구조 기다리는 사흘간 방치”… 당국 “악천후로 접근 불가, 최선 다했다” 반박

인도네시아 린자니산에서 브라질 출신 등반객이 추락해 사망한 사건을 두고 국제 언론과 유족이 인도네시아 당국의 미흡한 구조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당국은 악천후 등 불가항력적 요인으로 구조가 지연됐다고 해명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의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누사틍가라주 린자니 화산을 등반하던 브라질 국적의 A씨가 협곡 아래로 추락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며, 구조대의 늦은 대응과 장비 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NYT는 “인도네시아 구조팀이 극한 상황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유족의 주장을 인용하며, 현대적 장비의 부재와 지연된 대응이 구조 실패의 결정적 원인이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구조대가 드론을 통해 피해자의 생존 신호를 포착했음에도 짙은 안개와 험준한 지형 탓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전하며 구조 역량의 한계를 꼬집었다.

브라질 현지 언론 ‘폴랴 지 상파울루’는 자국민의 비극에 더욱 날을 세웠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와 피해자 가족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을 문제 삼았다.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이 인도네시아 측에 직접 구조 작전 강화를 공식 요청한 사실을 보도하며,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유족의 비판은 더욱 직접적이었다. 피해자 가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조를 기다리는 사흘 동안 음식도, 물도, 온기도 없이 방치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구조 작전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당국이 린자니산 등반로를 계속 개방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안전 불감증을 규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인도네시아 당국은 공식 해명에 나섰다. 사티아완 푸디아트모코 산림부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일반 등반로에서 벗어난 외진 곳이라 등반로 전체를 폐쇄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히려 다른 등반객들의 구조 지점 접근을 막아 작전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무하마드 하리야디 마타람 수색구조청장 역시 “50명의 정예 대원을 투입해 모든 절차를 준수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악천후와 험준한 지형 등 자연적 한계가 가장 큰 난관이었으며, 이로 인해 조기 수습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A씨는 지난 21일 린자니산 정상을 오르던 중 추락했으며, 이틀 뒤인 23일 열화상 드론에 의해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시신은 기상 여건이 나아진 25일이 되어서야 수습되어 현재 브라질 송환을 위해 주 경찰병원에 안치돼 있다.

이번 비극은 어드벤처 관광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등반 안전 전문가 에코 부디 산토소는 “이번 사건은 위험을 동반하는 관광 상품일수록 철저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며 조기 경보 시스템과 구조대의 전문성 강화를 촉구했다.

브라질 정부는 인도네시아 당국의 공식 조사 결과 보고서를 기다리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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