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라바야, “제 2의 우한 가능성 높다”…이경윤 동부자바주 한인회장

[기고] 수라바야 라야, 제 2의 “우한” 될 수 있다 경고

이경윤 동부자와 한인회장(오른쪽)은 Khofifih fifih 증부자와주지사(가운데)에게 르바란을 맞아 쌀 3톤을 전달하고 부까부아사하면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경윤 동부자와 한인회장(오른쪽)은 Khofifah 증부자와주지사(가운데)에게 르바란을 맞아 쌀 3톤을 전달하고 부까부아사하면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글: 재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한인회 회장 이경윤>

한인동포 여러분, 강건 하신지요?
매일 인도네시아 Covid-19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 하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특히 최근의 동부 자바 지역 Covid-19 신규 확진자 급증 현상은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될 정도입니다. 동부 자바는 동남아시아 최대 도시인 자카르타의 확산 추세 대비 3~8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5월 27일 현재 자카르타 주의 누적 확진자 수는 6,798명, 당일 신규 확진자는 97명에 불과한 반면, 동부 자바주 누적 확진자는 4,142명이며 당일 신규 확진자는 199명이 추가되어, 신규 확진자 발생은 자카르타의 2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jatimsah동부 자바주 누적 확진자 중 수라바야 라야(수라바야, 그레식, 시도아르조) 지역이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수라바야시는 동부 자바주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해당 지역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Covid-19 확산의 요주의 지역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동부 자바주 확진자 확산의 원인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및 여러 전문가 집단조차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부분적으로 경험한 상황을 근거로 주관적인 관점에서 그 원인을 유추해 보면 크게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첫 번째는 지방정부 공무원들의 코로나에 대한 인식 및 대처 부족으로 보입니다.
지난번 동부 자바주 한인회의 쌀 기부를 위해 수라바야 시장과 동부 자바 주지사 면담 시 느낀 점은, 시와 주정부 간 소통 부재를 느꼈습니다. 자카르타의 경우 이둘 피트리 연휴 기간 중 종교 활동 금지, 무딕 금지, 사업장 운영 통제 등 강력한 Covid-19 프로토콜 수행을 위해 봉쇄정책을 진행했지만, 동부 자바와 수라바야시는 종교 시설 개방에 대한 큰 제재 조치가 없었으며, 도시 간 진출입에 대한 제재 조치 또한 크게 미흡했습니다.

둘째, 결여된 시민 의식 입니다.
이는 단지 동부 자바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최근 쇼핑몰이나 대형 슈퍼에 다녀온 느낌은 이 정도가 PSBB인가 하는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도로에는 차량이 넘쳐 나고 쇼핑몰엔 비록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점점 지쳐가는 시민들은 마스크도 안 쓰고 종교 시설에서 예배를 드렸으며, 특히 3일간의 이둘 피트리 연휴를 보내며 밤새 폭죽 소리와 기도 소리가 들려 오는 것을 보며, 이것이 인도네시아의 현실이구나 하는 안타까움만 마음에 가득합니다.

셋째, 의료 체계에 대한 붕괴 수준.
인도네시아의 의료 수준과 인도네시아 코로나 검사 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계시기에 별도의 설명은 필요 없겠지요. 다만 동부 자바주의 경우는 최근에야 PCR 검사 병원이 추가됐지만, 그 수는 너무 부족할 뿐더러, 그나마 검사를 제일 많이 시행한 아일랑가 병원도 시료 부족으로 운영을 중단한 적이 있으며, 최근에는 이 병원마저 의료인 감염으로 인해 대기 중인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노출되지 않고 있는 감염자는 얼마나 더 많을지 짐작조차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CNN INDONESIA는 27일, “수라바야가 제 2의 우한이 될 수 있다” 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중앙정부에서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동부 자바주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물론 그 지원책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식 발표된 바가 없습니다. 그 무엇이 됐건 ‘제 2의 우한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단순한 경고로 끝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코위 대통령이 밝힌 뉴노멀 정책에 대해, 수라바야의 리스마 시장은 아직 뉴노멀 시대를 생각하기 보다는 코로나 확산 방지가 우선이라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체감 정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Covid-19 팬데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중앙 정부는 의사협회와 시민단체의 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동 재계를 위한 움직임이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어찌 됐든 이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있는 우리로서는 인도네시아 정부 정책의 혼선과 지방정부의 지역마다 다른 정책 해석으로 인한 혼란을 고스란히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용기있게 사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동포 사회는 최대한 혼란스러운 현지 정책에 순응하고, 애매모호한 정책 발표에 대해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며, 사업을 이끌어 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다만 이 혼란기에 약속 드릴 수 있는 것은 한인회에서 인도네시아의 혼란스러운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대사관과 해당 부처에 확인 후 공지해 드리고자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언제든 궁금한 점이 있으면 회장단 개인톡으로 연락하시면 성실히 답변 드리겠다고 약속 드립니다. 다만 한인회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문제들은 확실한 답변 드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양해 부탁 드립니다.

많이 힘들고 어려운 동포사회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더 힘내시고 코로나 방지 기본 수칙을 충실히 이행하며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당부 드리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후 한인회 행사에 모두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2020년 5월 28일
재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한인회 이경윤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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