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해’ 온다…50개국 투표행렬에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폭

내년에는 두개의 전쟁이 이어지고 50개국에서 대선을 포함한 굵직한 선거가 치러지면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는 와중에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까지 터지면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여기에 2월 14일 인도네시아 대선을 비롯한 미국, 인도, 멕시코 등 50개국에서 20억명 이상이 투표소로 향하면서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변수’가 속출할 수 밖에 없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NYT는 이같은 경제 상황을 두고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마치 1970년대와 비교하기도 했지만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공정책 교수인 다이앤 코일은 1930년대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각국 선거에서 분노한 포퓰리스트들이 승리를 따내면 정부를 상대로 무역 규제, 외국인 투자 통제, 이민 장벽 등을 강화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우리가 알던 것과는 아주 다른 세상’으로 세계 경제를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그는 “무역이 줄어드는 세상은 소득이 줄어드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1930년대 정치 격변, 금융 불균형이 ‘포퓰리즘·무역 감소·극단적 정치’로 이어졌던 상황과 내년이 비교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내년 치러지는 선거에서 유권자 규모는 세계 경제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규모 면에서 인구 대국인 인도,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대만, 남아공, 유럽의회 등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이어진다.

이중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는 미국 대선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은 지난 19일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과 미국산 위스키, 오토바이에 대한 관세 유예를 미 대선 이후인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공화당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고수하는 와중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끔 해줄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반응을 자극하면서 미-유럽 협력 축소, 우크라이나 지원 철회, 대중국 강경 입장 등을 암시해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세계가 불안한 동맹, 경쟁 구도로 분열되면서 안보 우려가 경제 결정에서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점쳐졌다.

컨설팅 업체인 EY-파르테온은 최근 보고서에서 “선거 결과가 각국 대내외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기후변화, 규제, 글로벌 동맹 등을 아우를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촉발한 물류 대란 또한 이같은 분열 양상이 심화하는 신호로 꼽혔다.

그간 몇달 사이에 후티 반군을 포함해 하마스, 아제르바이잔, 베네수엘라에서 각각 소규모 조직의 돌발 행동이 이어졌다면서도 “이들 갈등이 작기는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에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EY-파르테온의 지정학 전문가인 코트니 매커프리는 말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심화하면 기업은 투자, 확장, 고용에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경제에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진다고 NYT는 짚었다.

이 매체는 “계속되는 군사 갈등, 점점 악화하는 기상 이변, 동시다발 선거로 2024년에는 더 많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세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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