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적도문학 시부문 우수상 수상작

제5회 적도문학상 조자연

[시 부문 우수상 조자연]

《약력》
1979년 인천 연평도 출생
동화책과 시를 좋아하던 학창 시절
조경학과를 졸업
인도네시아에서 9년째 거주

《수상소감》
휴대전화 알림 소리에 무심코 이메일을 열었다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이메일을 읽고 또 읽으며 혹시, 스팸메일이거나 잘못 온 메일은 아닌지 의심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약간 떨리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소감을 적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시를 읽고 쓰면 마음이 치유될 수 있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을 당시에는 시를 써 볼 엄두를 내지 못 했는데, 신문에 난 적도문학상 공모를 보고 용기를 내어 시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늘 읽기만 하던 시를 막상 내가 써보려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너무 막막했고, 처음 시를 쓰면서 이런저런 감정들이 뒤엉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 그러고 있는 내 모습이 또 어이가 없어서 웃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울고 웃으며 시를 쓰는 중에 이상하게도 제 마음이 깨끗해지고 생각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재미있어 요즘은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시로 써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를 써 볼 기회를 주신 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와 부족한 제 글을 읽어 주시고 넘치는 응원과 격려를 해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행복합니다!

[제5회 적도문학 시부문 우수상]

약 속
조자연

새하얀 침대보가 얼음처럼 차가워
낯선 남편 곁에 몸이 굳는다.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는 이가
한없이 가라앉는 내 마음 어찌 알까

오르락내리락하는 환자복 앞섶을 보며
숨이 붙어있음에 감사하여 터진 눈물
여보, 함께 하자던 약속 잊지 마오
처음처럼 조심스레 손을 잡는다.

《심사평》
조자연의 「약속」에는 “낯선 남편”이 등장한다. 아주 익숙한 대상이 시인의 어느 날, 저리도 낯설게 다가 올 수가 있을까? “오르락내리락하는 환자복 앞섶을 보며/ 숨이 붙어있음에 감사하여 터진 눈물”을 시인처럼 낯설게 울컥한다. 부디 시의 손을 꼭 잡고 약속을 이루는 날을 미리 예감해 본다.

<심사: 김준규, 김주명, 강인수>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