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젠 일상 유행병으로…갈수록 변이 위험도 떨어져

Indonesia RS khusus COVID-19

“최근 유행 변이, 중증도 증가와 무관”…해외 여행자 백신접종 증명 의무 해제
생애 접종에 코로나19 백신 포함, 질병 데이터 지속 확보 등 임시 권고 전달

세계보건기구(WHO)가 5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태세인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하기로 결정한 건 코로나19가 더는 치명적 질병이 되지 않는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해제한다고 밝히면서 “이 질병은 지속적인 보건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WHO가 각종 국제적 보건 조치를 시급하게 도입하고, 세계 각국도 의료 역량을 최우선으로 투입해야 했던 질병이 코로나19였지만, 이제는 계절성 독감처럼 장기적으로 관리할 유행병 수준이 됐다는 판단이다.

2020년 1월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내려진 지 3년 4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에 불러일으킨 보건 위기는 지난해부터 점차 수그러들었던 게 사실이다. 위험도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사망자 수부터 감소세를 보여왔다.

다만 작년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의 방역규제 완화 조치로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하면서 사망자 수가 덩달아 크게 뛴 점은 WHO가 PHEIC 해제를 주저했던 주된 배경이 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3월 이후로는 다시 감소하면서 사망자 규모는 최근 중국 방역규제 완화 이전 수준으로 내려왔다.

남아 있는 우려 사항은 여전히 편차가 있는 세계 각국의 의료 대응 역량과 어떻게 진화할지 모를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의 불확실성 등이었다.

WHO는 세계 각국의 의료 대응 역량이 많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 여력이 부족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때와 비교하면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WHO는 최근 유행 중인 오미크론 바이러스 하위 변이가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WHO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현재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는 중증도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133억 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이 투여됐을 정도로 광범위한 백신 보급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면역 수준이 안정적으로 올라가 있는 점도 코로나19를 일상 질환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요인이 됐다.

이날 WHO는 PHEIC 해제에 따라 해외여행의 전제조건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그때그때의 위험 평가에 따라 해외여행 관련 보건 조치를 지속해서 해제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대응에 아예 손을 놓고 있겠다는 건 아니라고 WHO는 강조했다.

이날 WHO는 코로나19의 장기적 위험성을 점검하기 위한 위원회 소집을 고려해 보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 발발 당시처럼 전 세계가 공황 상태에 빠지는 일을 막기 위한 안정적인 대응 체계를 수립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생애 과정 백신 프로그램에 통합하고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 그룹에 대한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할 것을 임시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다양한 호흡기 병원체 감시 정보를 통합해 포괄적으로 질병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권고도 했다. 사망자와 감염자 정보, 바이러스 검사 내용 등 각종 보건 데이터를 세계 각국이 WHO에 제공하는 것도 지속적인 이행 사항이다.

WHO는 코로나19 백신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지원하고 코로나19를 통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도 지속할 것도 권고 내용에 포함했다. (c)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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