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유지…”수출 상반기까지 부진”
“기준금리, 올해까지 현 3.5% 유지…내년 0.5%p 인하 전망”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각각 유지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1.2%로 제시했다.
13일 피치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다.
피치는 2012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이후 같은 등급을 유지해오고 있다.
피치는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성과 부진한 거버넌스 지표,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도전 요인들이 있지만, 대외 건전성과 거시 경제 성과가 견고하고 수출 부문이 역동적인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시기에 경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신용과 정책이 이러한 압력을 관리하는 데 충분하다는 평가다.
피치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2%로 유지했다.
앞서 작년 12월 피치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2%로 제시한 바 있다.
피치의 전망치는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4%), 무디스(1.6%)보다 낮은 수치다.
피치는 세계 경제의 둔화,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경제의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반도체 부문 등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차입 비용도 투자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의 경우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서비스 중심의 중국 경제 회복세로 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피치는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 모멘텀(동력)이 긍정적으로 돌아서면서 내년 성장률을 올해 성장률 예상치(1.2%)보다 높은 2.7%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의 경우 올해 말까지 현재의 3.5%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은 완화됐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단기적으로 추가 긴축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피치는 내년에 기준금리가 0.5%포인트(p)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지난달 4.8%에서 올해 말 2.0%까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0%는 한국은행이 제시하는 물가 안정 목표치다.
피치는 높은 가계 부채 부담이 국내 소비를 약화할 수 있으나, 은행 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5.3%에 달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비율이 낮아 자산 가격의 하락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GDP 대비 재정적자는 작년 2.7%(추정치)에서 올해 1.0%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부채 비율은 GDP 대비 지난해 49.1%(추정치)에서 2027년 51.7%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026년 60%를 기록할 것이라는 당초 피치 전망보다 개선된 것이다.
다만 예산 대비 수입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해 경상수지는 GDP 대비 1.9% 정도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보유액은 확충돼 올해 말 경상지급액의 6.5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국가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향후 등급 하향 요인으로는 국가채무 비율의 큰 폭 상승, 가계부채 상환 문제에 따른 경제 부문 전반의 위험 확대,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확대 등을 꼽았다.
기재부는 “우리 경제의 대내외 건전성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재확인됐으며, 특히 정부의 재정 건전화 노력에 힘입어 재정건전성 관련 평가가 지속 개선됐다”며 “피치는 자금시장 상황과 관련해 향후 유사 사례에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언급했는데, 이는 그간의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역량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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