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중앙정부에 러시아·우크라인 비자 중단요청

러시아 유명 인플루언서 발리 동영상

주지사 “도착 비자로 입국해 불법 노동 급증”

인도네시아 최대 휴양지인 발리의 지방정부가 중앙 정부에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도착 비자 제도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CNN 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법무부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도착 비자 제도를 중단하고, 이들 국가 시민의 비자 요건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와얀 주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두 나라 시민은 전쟁 중이어서 그런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발리로 몰려들고 있다”라며 양국 국민이 비자 규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요청에 인도네시아 법무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86개국 시민들에게 도착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이들 국민은 미리 비자를 받지 않고도 인도네시아 공항에서 도착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할 수 있다. 이 비자로는 단순 방문이나 관광만 가능하며 사업이나 노동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만 4명의 러시아인이 비자 규칙 위반으로 추방됐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인 관련 사건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인 인플루언서 부부가 발리 주민들이 신성하게 생각하는 700년 된 반얀트리 나무에 올라가 나체로 사진을 찍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 10일에는 도착 비자로 입국한 러시아 여성 3명이 발리에서 성매매하다가 발각돼 추방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와얀 주지사는 외국인 관광객이 발리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타면서 헬멧을 쓰지 않거나 운전면허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오토바이 대여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리에서는 길이 좁고 교통 체증이 심해 오토바이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도 싼 가격에 스쿠터 등을 빌려 타는 경우가 많다.

(c) 연합뉴스 전재협약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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