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종무식’ 옛말…LG전자·한화시스템·금호석화 다음주 휴가
내년 신년회도 온라인이 대세…일부는 대면 신년회·타운홀미팅 등 계획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이 올해도 별도의 종무식 없이 차분하게 연말을 마무리한다.
이미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대규모 ‘강당 종무식’ 풍경은 사라진데다, 워라밸(일·생활 균형)을 중시하고 연차 휴가를 소진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상당수 직원은 이번 주말부터 최대 9일의 휴가 모드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시무식도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 축소해 온 만큼 내년에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 ‘종무식’은 옛말…삼성·SK·현대차, 별도 종무식 없어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별도의 종무식 없이 올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말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로 아직 분위기가 어수선한데다 22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 23일 베트남 R&D센터 개소식, 내년 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식 행사는 별도로 마련하지 않는 분위기다.
내년 시무식은 다음달 2일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등 경영진과 일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새해 첫 영업일에 수원에서 경영진과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었다.
SK는 그룹 차원의 종무식은 열지 않고 사업장이나 조직별 자율에 맡긴다. 연말연시 휴가를 쓰는 임직원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예전에는 최태원 회장과 사장들이 종무일에 서린사옥 각 층을 돌면서 직원들과 송년 인사를 했는데 코로나 등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SK는 코로나 이후 신년회를 따로 열지 않고 최 회장이 임직원에게 이메일 등으로 신년 인사를 보내는 것으로 대체해 왔다. 올해에도 오프라인 신년회를 별도로 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역시 종무식을 따로 열지 않는다. 대신 현대자동차는 올해 창립기념일(29일) 휴무를 하루 미뤄서 29일에 올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30일에 쉬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신년회를 위해 ‘현대차그룹(HMG) 파크’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체 구축해 화제가 된 현대차그룹은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신년회를 진행할지가 관심이다. 내년 신년회의 형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의 경우도 대부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별도 행사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한다.
롯데온은 오는 22일 전 직원이 참여하는 온라인 종무식을 연다. 롯데온은 종무식을 위해 전 직원에게 집으로 음료와 과자 등이 담긴 다과 키트를 배송해준다.
◇ LG, 다음주 권장 휴가…한화시스템·금호석화도
LG그룹은 ㈜LG와 LG전자[066570], LG화학[051910] 등이 23일로 올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26∼30일 권장 휴가 기간을 갖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일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신년사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구성원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한 해를 정리하며 차분히 새해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구 회장은 작년에도 연말에 신년사를 미리 냈다.
LG 관계자는 “연말에 권장 휴가 기간을 둔 지는 이미 꽤 됐다”며 “CES 준비 등 불가피한 업무가 있는 직원은 출근해서 업무를 보겠지만, 다수의 직원은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는 다음달 2일부터 별도 행사 없이 곧바로 신년 업무를 시작하고, 계열사별 사장 신년사도 메일과 동영상으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272210]은 ‘단체 휴가’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주의 전체 휴무를 독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은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이마트[139480]는 마지막 근무일인 30일을 리프레시 데이로 지정해 연차를 사용하고 쉬도록 했다.
LS그룹은 계열사별로 직원들에게 남은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있다. 장기 휴가도 허용한다.
금호석유화학도 23일로 올해 업무를 종료하고 다음주 전사적으로 휴무에 들어간다. 24시간 풀가동이 불가피한 공장의 근무자에 대해서는 휴무에 따른 연차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다.
◇ 시무식 대세는 온라인…일부는 대면 재개
한화그룹의 경우 예전에는 김승연 회장과 계열사 고위 임원들이 모여 떡국을 함께 먹고 이 자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코로나로 이 같은 신년 하례회는 축소됐다. 코로나 여파로 김 회장의 신년사도 미리 녹화한 뒤 연초 사내 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내년 시무식은 현재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은 그간 관행대로 종무식은 하지 않고 다음달 2일 시무식만 진행한다. 최정우 회장이 온·오프라인으로 임직원에게 신년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오는 2일 온라인으로 시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 방역 완화로 ‘대면 시무식’을 재개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에는 종무식과 시무식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엔데믹 상황임을 고려해 대면 진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LS그룹은 다음달 2일 신년 하례회 형태로 시무식을 열 예정이다. 구자은 회장 취임 2년차를 맞아 취임 1년 소회를 밝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향후 경영 계획 등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001230]은 코로나 사태로 올해까지 시무식을 축소해 진행해 왔지만, 이번에는 장세욱 부회장이 직접 임직원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 형태의 시무식을 열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9월 취임한 강구영 사장의 신년 메시지를 연초 시무식을 통해 전달하고, 1월 초·중순께 임직원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하는 비전 선포식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그간의 경영 실적을 되돌아보고 미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함께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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