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속에서 태어나
어둠 속을 방황하던 날갯짓
억겁의 눌림 속에 숨죽이며
피워낸 회색 빛 열 꽃
햇빛은 눈부시고
정수리에 번득이던 날망치
아픔의 날을 세우고
인고를 보듬는
사각의 정연한 품새
죽어서 태어나는 금강 빛
그대는 홀연히 벽면에 앉아
세상을 굽어보며
부처의 꿈을 꾼다
시작 노트:
과학에서 돌은 시간과 압력의 결과물로 인식한다. 이를 문학에서는 단단함으로 얻어지는 영원성으로 곧잘 비유된다. 김준규 시인이 돌을 바라보는 시각도 ‘억겁의 눌림’이라 했으니 이와 다르지 않다. 이제 남은 것은 돌에 생명을 부여하는 일, ‘아픔의 날을 세우고/ 인고를 보듬는/사각의 정연한 품새’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가의 가르침을 ‘홀연히 벽면에 앉아’ 마주한다.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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