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아이돌 ‘뉴진스’ 가 MZ세대를 저격한 방법

강수민 SPH KV 11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아이돌 그룹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아이돌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확실한 콘셉트와 특별함으로 무장해왔다.

2010년 초반까지는 여리고 순수한 느낌의 콘셉트를 가진 걸그룹이 대세였지만 2022년 현재는 당당함과 카리스마를 가진 걸그룹이 유행이다.

바뀐 추세에 힘입어 케이팝에선 한동안 각 잡힌 안무와 강한 비트로 이루어진 노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 트렌드를 부수고 자신만의 색깔로 인기를 얻은 신인 걸그룹이 있다. 바로 올해 7월에 데뷔한 하이브 소속 ‘뉴진스’이다.

뉴진스는 하이브 소속 레이블인 어도어의 대표 민희진이 기획한 5인조 걸그룹이다. 하이브의 CBO가 되기 전 SM엔터테인먼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했던 민희진은 소녀시대, 에프엑스,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과 같은 많은 유명 그룹들의 콘셉트와 스타일링, 앨범 커버, 로고 디자인, 영상 등을 담당해왔다. 한참 유행했던 소녀시대가 입은 컬러 스키니진도 민희진이 스타일링한 것이다.

다양한 아이돌 콘셉트를 만들고 성공시킨 바 있는 민희진은 작년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현해 아이돌 콘셉트의 ‘정반합 법칙’을 그녀의 핵심 비결이라 꼽았다.

‘정반합 법칙’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돌의 콘셉트, ‘정(正)’이 있으면 그것에 반대되는 새로운 콘셉트인 ‘반(反)’이 나타나 두 개가 합쳐져 ‘합(合)’이 된다는 것이다.

그 ‘합(合)’이 다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정(正)’이 되고 이러한 법칙이 반복된다. 민희진은 이 법칙을 이용해 늘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돌 콘셉트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그녀가 기획한 뉴진스도 ‘반(反)’의 법칙을 따른다. 강렬한 콘셉트가 유행인 가운데 전 멤버가 미성년자인 뉴진스는 청소년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풋풋함’과 ‘청량함’을 고집했다.

이것은 오랫동안 아이돌에게서 똑같은 콘셉트가 유지돼 싫증이 났던 대중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뉴진스는 마케팅 방법도 색달랐다. 팬들의 기대를 높이기 위해 공식 뮤직비디오가 나오기 전 짧게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티저’ 영상을 과감히 없애고 처음부터 뮤직비디오를 대중들에게 시원하게 공개했다. 이 이유에 대해서 민희진은 이미 많은 관심 속에서 데뷔하는 것이기 때문에 티저 영상은 딱히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뉴진스는 CD가 없는 앨범, 가방으로 멜 수 있는 앨범 등 기존의 틀을 깬 독특한 앨범들을 선보여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특히 CD 없는 앨범은 시대가 바뀌어 더 이상 CD로 음악을 안 듣는 팬들을 위해 QR코드를 통해 대신 음원을 다운받아 들을 수 있게 한 앨범으로 시대의 흐름을 잘 고려한 디자인이다. 팬심을 일상에서 녹일 수 있는 가방 앨범도 힙한 디자인과 실용성이 합쳐져 인기다.

뉴진스의 팬 전용 앱인 ‘포닝(Phoning)’은 팬들이 멤버들과 더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곳에서 팬들은 뉴진스 멤버들끼리 주고받는 채팅과 그들이 찍는 사진, 그리고 팀의 공식 일정까지 알림으로 받을 수 있다.

이것은 팬들에게 마치 멤버들과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듯한 느낌을 주어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한다. 비슷한 형태의 다른 아이돌 앱이 대부분 유료인 것과 달리 ‘포닝’은 무료로 다운이 가능해 뉴진스가 궁금한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뉴진스의 데뷔 앨범은 발매 당일에만 26만 2815장의 판매량을 기록해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신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뉴진스는 음악방송에서 데뷔곡 ‘Attention’으로 5관왕을 기록하고 미국 빌보드 차트에도 3주 연속 차트인을 하면서 성공적으로 데뷔를 마쳤다. 남다른 등장으로 역대급 돌풍을 일으켰던 뉴진스는 12월 초 새 앨범으로 곧 컴백을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