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의 지정학적 자신감을 강조하면서 니켈과 다른 핵심 배터리 금속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카르텔 설립을 연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이 31일 전했다.
바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금속 공급에 적용될 수 있는, 13개 산유국 그룹인 OPEC와 유사한 메커니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잠재적인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석유 무역의 거버넌스인 OPEC 창설의 장점을 살펴보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광물과 관련하여 유사한 거버넌스 구조를 형성할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컨설팅회사 CRU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으로 전 세계 정제 공급량의 38%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세계 금속 매장량의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대형 니켈 생산 국가들과의 카르텔 구상과 관련해 접촉했느냐는 질문에 인도네시아 투자부는 여전히 제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니켈의 국제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카르텔을 형성하려는 시도는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고순도 니켈의 5분의 1을 공급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호주도 큰 생산국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가장 크게 성장할 생산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복잡한 점은 인도네시아가 니켈을 추출하기 위해 세계 최대 스테인리스강 생산업체인 중국의 칭산 및 브라질의 베일 등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OPEC 강국들 중에 석유 생산은 국영회사들에 의해 지배된다.
인도네시아는 원래 OPEC 회원국이었으나 고유가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카르텔의 감산이 정부 재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회원 자격을 정지했다. 인도네시아는 2004년에 석유 순수입국이 되었다.
배터리 수준의 니켈을 공급하는 인도네시아 기술 수준도 아직 초기 단계다. 생산량의 상당 부분은 스테인리스 스틸에 사용되는 저순도 소재이며, 이를 전지 소재로 만들기 위한 추가 가공 설비가 필요하다.
국내 가공산업을 키우기 위해 2020년부터 니켈광석 수출을 금지했다.
자카르타는 완전한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니켈 중간재 제품의 수출에 대해 세금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한국의 현대와 중국의 우링 모터스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두 대의 최초 국산 전기차를 출시했다.
라하달리아는 수출 금지가 세계무역기구(WTO)와 유럽연합(EU)과의 분쟁을 촉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책 측면에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광물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생산량이 중국 소유이기도 하고, 주로 석탄 화력발전에 의존해 탄소 집약적이라는 사실 때문에 서방 자동차 기업들에 니켈을 공급함에 있어서 그 역할이 위협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니켈 제련소 건설을 필두로 2022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투자를 전년 동기 대비 2배인 36억 달러로 늘렸다.
전 미 국무부 에너지 담당 차관보인 프랭크 패넌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상무이사는 OPEC 방식의 배터리 금속 카르텔이 인도네시아 니켈 부문에 대한 서방 투자를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의 ‘리튬 삼각형’은 이전에 전지 금속의 세계적인 공급과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OPEC과 같은 그룹을 형성한다고 주장해왔다.
칠레의 광업 장관 마르셀라 에르난도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에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은 우리의 역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식의 관리와 관련이 있다”고 말하며 이를 무시했다. <글로벌이코노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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