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공공외교, 수평적 관계로 추진해야”…전문가 제안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인네트워크와 공공외교'를 주제로 제6회 재외동포정책포럼이 열렸다. [촬영 강성철]

국회서 제6회 재외동포정책포럼…”한인네트워크 구축에 힘 쏟아야” 거주국-모국 가교, 국제사회 우호 여론 조성 등 역할 모색

7일 한국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회 재외동포정책포럼’에서 재외동포의 공공외교 방향성과 역할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과 주문이 제시됐다.

‘한인네트워크와 공공외교’를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이진영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거주국의 구성원으로 현지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재외동포는 공공외교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상이기도 하다”며 “정부는 현지화하는 차세대에 한민족 정체성을 심어주고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갖도록 지원하는 게 우선이며 이를 바탕으로 공공외교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교부는 공공외교를 외국 국민과의 소통으로 우리의 역사·문화·정책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해 외교 관계 증진과 국가 브랜드를 제고해 긍정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교수는 “732만 재외동포 가운데는 현지 국적자도 포함돼 있으므로 일방적으로 한국의 이익만을 위해 활동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수평적 관계를 지향해야 모국과의 가교 구실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국가, 거주 커뮤니티 상황에 맞는 맞춤형 공공외교가 중요하다”며 “다른 민족 또는 현지인과 협업하거나 현지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송 전 포르투갈 한국대사는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유지와 관계 구축이 공공외교에서 제일 중요한데 이 점에서 단기 근무를 하는 재외공관 직원들은 한계가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외교는 더는 특정 직업군에 의하지 않고, 특정한 지리적 공간이 아닌 광범위한 공간과 가상공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며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빼고 공공외교를 시행하는 게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회서 '한인네트워크와 공공외교' 주제로 재외동포정책포럼 개최
국회서 ‘한인네트워크와 공공외교’ 주제로 재외동포정책포럼 개최

재외동포의 공공외교는 사실상 행위 주체가 정부 측이 아니므로 ‘민간외교’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왔다.

왕길환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기자는 “공공이란 말은 자칫 정부의 행위로 인식될 수 있으므로 민간외교라는 말이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용어”라고 전제한 뒤 “미주 지역에서 ‘김치의 날’, ‘한복의 날’, ‘직지의 날’ 등을 제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들도 모두 재외동포로 민간인”이라고 사례를 소개했다.

또 “위 사례들은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연대할 때 더 큰 영향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며 “한인네트워크 구축에 정부가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역설했다.

장국현 한국공공외교협회 회장은 “국제사회에 우호 여론 조성을 위해 거주국에서 위상이 높아진 재외동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지화·전문화·다양화에 강점이 있는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타국가, 타민족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우리의 공공외교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민주시민’을 주제로 발표한 홍일송 전 미국 버지니아 한인회장은 “2007년 미국 연방 하원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나 2014년 버지니아주 의회를 통과한 ‘동해병기법안’은 모두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의 쾌거”라며 “소수이자 약자의 목소리에 주류사회가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회장은 “각국서 한인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상대적 약자나 소수자 등을 보듬는 데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는 세계한인네트워크·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태영호 국민의힘 국제위원장이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개최했다. <(c)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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