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떠는 필리핀 변호사들…”59명 피살 됐다는데” 무슨일

필리핀에서 변호사들이 살해나 협박을 당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시민을 위한 변호사협회(NUPL)’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에서 지난 1984년 이후로 변호사 133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 중 절반가량인 59명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목숨을 잃었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전국 단위의 마약 범죄 소탕을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두테르테 재임 기간에 피살된 변호사들 중에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체포된 용의자들의 법률 대리인들을 비롯해 공산 반군과 연계된 자들이 다수 있었다.

이 중에는 정부에 맞서 활동해온 인권 활동가의 법률 대리인들도 있어 공권력이 범행의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NUPL에 따르면 대부분의 변호사 사망 사건은 미제로 남았으며 용의자에 대한 정보도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필리핀 대법원과 국제 감시기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변호사뿐 아니라 판사들도 위협하고 있다고 NUPL은 지적했다.

일례로 최근 마닐라 법원의 한 판사는 공산당과 산하 무장조직을 테러단체로 규정해달라는 정부의 신청을 기각했다가 전직 반군 진압 관료로부터 협박을 받았다. 이에 대법원은 해당 전직 관료에게 경위를 해명하지 않으면 법정 모독으로 벌금이나 징역형을 선고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에드레 올라리아 NUPL 회장은 “변호사들에 대한 공격이 권력을 남용하는 정부 관료 및 군경 인사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언론인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도 자주 벌어진다.
국경없는기자회(RWB)에 따르면 지난 35년간 최소 187명의 언론인이 살해됐다. 지난 3일 두테르테를 비판한 언론인 펄시벌 마바사(63)가 자신의 집 앞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국경없는기자회(RWB)에 따르면 지난 35년간 최소 187명의 필리핀 언론인이 살해됐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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