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부코핀은행 ‘정상화’ 속도…8000억 자금 수혈

KB국민은행이 KB부코핀은행에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이번 자금 수혈로 KB부코핀은행의 경영정상화 추진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11일 KB국민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KB부코핀은행의 유상증자에 최대 8조4360억 루피아 (원화 약 7930억원) 한도로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다만 KB부코핀은행의 유상증자 세부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은행의 취득주식수, 취득금액, 취득후 소유주식수 및 지분비율 등의 내용도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KB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의 19위권 민간은행이다. KB국민은행이 2018년 7월 KB부코핀은행의 지분율 22%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 이후 KB국민은행이 2020년 7월과 9월에는 2차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경영권(지분율 67%)을 확보했다.

이로써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 유상증자에 4번째로 참여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KB부코핀은행이 3차로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번 증자 자금은 KB부코핀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에 사용될 전망이다. KB부코핀은행은 올해 부실자산을 일괄 매각하겠다고 밝혀왔다. 상반기에 5조 루피아(약 4330억원)를, 하반기에 남은 절반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KB부코핀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0% 수준이다. 부실자산 매각을 통해 NPL 비율을 인도네시아 현지 민간은행 평균인 3%대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현재 KB부코핀은행은 경영 정상화에 더딘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매금융이 부진하면서 지난해에만 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 단행은 KB부코핀은행의 등급 상향 조정과도 맞물린다. 최근 KB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인 OJK가 부여하는 은행종합건전성등급(RBBR, Risk Based Banking Rating)에서 사실상 최고 등급인 2등급을 부여 받았다.

KB부코핀은행의 경우 지난 2020년 9월 이전부터 RBBR 3등급 이하로 평가받고 있었다. 기존 3등급은 신규 상품 출시가 제한되는 등 영업 확대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2등급으로 상향되면서 디지털 뱅킹 서비스 및 신상품 출시가 가능해졌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종료 및 RBBR등급 상향을 기점으로 과감한 자본 투입을 통해 우량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the b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