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10일 생방송 특별 연설을 통해 조기 총선을 위해 현 의회를 이날부로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현 의회의 임기는 내년 7월 6일까지지만 그동안 말레이시아에서는 조기 총선 요구가 이어졌다. 과거 대부분 총선도 조기에 치러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주 내로 제15대 총선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총선은 의회 해산 후 60일 이내에 열게 돼 있으며, 잦은 홍수를 일으키는 연말 우기를 피해 내달 초 개최가 유력하다.
이스마일 총리는 “어제 국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의회 해산에 대한 허가를 요청했다”며 “국왕이 오늘 의회를 해산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압둘라 국왕은 총리를 만난 뒤 전날 밤 영국 방문길에 올랐다. 국왕은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하며, 총리의 의회 해산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스마일 총리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현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비판 때문”이라며 “이제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스마일 총리가 소속된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회동을 열고 올해 내에 제15대 총선을 여는 방안에 합의했다. UMNO는 집권 여당 연합 국민전선(BN) 내의 다수당이다.
말레이시아가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UMNO는 61년 동안 총리를 배출하며 장기 집권했다. 지난 2018년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이후 정치적 혼란이 계속됐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를 지낸 마하티르 모하맛이 야당 지도자로 변신해 정권 교체에 성공했으나 2020년 사임했다.
이어 총리 자리에 오른 무히딘 야신은 코로나19 방역 실패 책임을 지고 지난해 8월 사퇴했다.
국왕이 후임으로 UMNO 소속인 이스마일 현 총리를 지명하면서 UMNO가 다시 여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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