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일
인도네시아에서는 그간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주민들이 직접 응징에 나서는 ‘후꿈 잘란안(Hukum jalanan)’이라 불리는 ‘거리재판’ 이루어져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랜 관례 상 소매치기, 절도범, 성범죄자, 살인 용의자 등은 이 거리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피해자가 간절히 호소할 시 주민들은 함께 무기를 들고 피의자를 찾아가 집단 폭행한다. 이 과정에서 사망하는 이 역시 적지 않다.
이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수일 수 밖에 없는 한인동포들이 현지인과의 교통사고 등의 사건에 휘말릴 시 최대한 빨리 자리에서 피하라는 조언이 한인사회 내 그간 오가기도 했었다.
지난 24일에도 남부 땅거랑 본독아렌지역에서 붙잡힌 한 오토바이 강도가 거리재판을 받고 화형에 처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날 새벽 피해자 와흐유 히다얏 (19)은 자신의 여자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4명의 오토바이 강도단을 만나 자신의 오토바이를 강탈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칼에 찔리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나온 주민들에 의해 강도단 중 한 명이 붙잡혔다. 그리고 즉각 그에 대한 거리재판이 이루어졌으며 주민들은 그의 몸에 불을 질러 그를 화형 시켰다. 붙잡힌 강도는 죽기 전까지 계속 용서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화난 시민들에게는 소용없는 일이었다.
지난 1월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오토바이강도단의 범죄행각은 잔인하다.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이 강도단은 오토바이로 피해자를 친 후 흉기로 피해자를 찔러 피해자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는 범죄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데뽁 뿐만 아니라 버까시, 땅어랑, 자카르타 등으로 그 범죄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일 기승을 부리는 오토바이 강도단에 대한 분노가 이번에 붙잡힌 강도를 화형 시키며 표출된 거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거리 재판은 일종의 관습법이다. 국가 법체계 내에서는 인정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법으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어서 처벌이 쉽지가 않다. 이에 한인동포들 역시 최대한 현지인들과의 사건사고를 피하고 만약 이 같은 사건사고에 휘말릴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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