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의류공장’ 지위 흔들… 주문 동남아로 이전

“올해는 정말 참담했다. 주문량이 작년보다 40% 줄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보다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중국 의류산업 거점인 장쑤성 우장의 한 방직업체 총경리(사장)는 7일 현지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이렇게 토로했다.

‘세계의 방직·의류 생산공장’ 중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인건비 등 생산 원가가 올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데다 서방 국가들의 신장산(産) 면화 제품 불매 조치, 코로나19 확산과 잦은 봉쇄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바이어들이 중국에서 이탈해 동남아 국가로 주문처를 옮기고 있다.

중국 방직품수출입상회(이하 상회)가 최근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5%가 ‘기존 거래처의 주문이 뚜렷하게 해외로 이전했다’고 답했고, 이 중 26%는 해외로 이전한 물량이 30% 이상이라고 밝혔다.

상회는 중국 업체들과 거래하던 바이어가 올 상반기 해외로 이전한 주문 물량이 의류 50억 달러(약 6조4천억원), 가방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의류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 동남아국가로, 면직은 인도로 주문이 넘어간 것으로 상회는 파악했다.

상회는 하반기에도 100억 달러(약 12조9천억원) 규모의 의류와 면직 주문이 중국에서 외국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중국산 의류 수입도 현저하게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의류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3.5%에서 작년 17.1%로 6.4%포인트 감소했고, 올해 1∼4월에는 15.3%까지 떨어져 1위 자리를 베트남에 내줬다.

특히 미국 등 서방이 신장 면화 제품 불매에 나서면서 면화를 원료로 한 중국산 의류의 미국 내 수입 비중은 같은 기간 21.8%, 15.4%, 13.4%로 급감해 베트남과 방글라데시에 추월당했다.

안후이성 의류 수출업체는 “작년에는 11월까지 수출 주문이 몰렸는데 올해는 9월까지 납품할 주문밖에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최근 장쑤와 저장성 일대 방직·의류업체 기계 가동률은 50%에 불과해 5년 내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방직공업연합회 후커화 주임은 “수출 물량 감소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소비까지 20% 감소, 관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국제 온·오프라인 박람회 참여와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다변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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