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타버스라고요?

글. 조기조 /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경영학 박사. kieejo@naver.com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6월에 ‘글로벌 메타버스 보고서’를 내었는데 메타버스 및 XR(확장현실) 산업은 2021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고, 각종 기술의 발전과 디바이스의 대중화·상용화를 거쳐 2025년 글로벌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2030년부터는 성숙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슨 말인가 싶을 것이다. 가상의 공간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팽창하는 우주 같다. 상상속의 세상 같다. 꿈을 꾸면서 내가 생생하게 활약하고 느끼고 기억한다면, 그리고 그게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게 3차원 가상세계라는 메타버스가 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한 안경을 쓰면 더 현실감 있게 볼 수 있다.

그런 장치들이 개발되고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체험관은 3차원, 4차원, 5차원의 세상도 구경할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사는 3차원을 벗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 밖의 먼 곳에는 못 가고 못 보지만 너무 작은 세상도 보지 못한다. 내가 사는 공간과 같은 세상이 거울처럼 저편에도 있다면? 너무 멀리 있거나 아주 작기도 한 그런 세상에 내 분신인 아바타가 활동한다고 가정해 보자.

어려서 밤이 두려운 적이 많았다. 특히 잠들기 전에 내가 우주의 공간을 빙빙 돌다가 어느 다른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그걸 거부하느라 힘들었던 것이다. 마치 신선 이야기를 할 때 시작하는 도입부 같아 몸이 약해서 일어나는 어지러움인가도 생각했었다.

큰 별 두 개가 점점 이끌리면서 빙빙 돌다가 마침내 서로 부딪쳐 폭발하는 빅뱅처럼 혼돈이 오고 얼마 후에 중력 때문에 다시 잔해가 하나로 뭉치고는 서서히 안정을 찾아 큰 별이 태어나는 것을 본 것이다. 실제로 가본 것 같기만 하다.

혼성 3인조 신인 그룹 ‘사공이호’가 있다. 이들의 노래는 뮤직비디오 같다. 다만 사람이 노래하지 않는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셈이니 뮤직 메타버스의 원조가 되는 것이다. 참 별나다는 생각이다.

데뷔곡 ‘웨이크 업’을 유투브에서 찾아 들어보시라. “밴드 프로듀서 역할을 하는 ‘오리알’씨는 이상한 게이트(문에 새겨진 상형문자가 ‘402호’처럼 보인다고 해서 밴드 이름으로 정했다는)를 통해 다른 행성, 혹은 다른 차원에서 왔다는 설정이다.

보컬 ‘쑤니’는 하고 싶은 장르만 고집하는 편의점 알바생이고 댄스 담당 ‘이태원팍’은 걸그룹 댄스에 심취한 ‘헬창’(헬스 매니아)이다.” 허허 참.

내가 대학원에 다니던 80년대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용어를 놓고 궁리하다가 인위적 지성이라 번역을 했었다.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아 막연히 알라딘의 램프처럼 컴퓨터에서 어느 하인이 나와 뚝딱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전격Z작전’의 놀라운 자동차 킷(Kitt)을 본지라 보다 쉽게 상상하기는 했다.

그것이 최근에 들어 스마트폰과 농담을 하고 잔 일을 시키는 데 까지 왔다. 스마트폰의 ‘빅스비’와는 가끔 농담을 한다. 어떤 때에 ‘너 참 바보구나’ 하고 말하면 판에 박힌 대답, ‘애정 어린 충고라고 생각할게요.’ 한다. 많이 컸다.

거의 10년쯤 전에 미국에서 바보가 된 적이 있었다. 딸의 TV에 리모컨이 이상했다. 버튼이 없어 채널을 바꿀 수가 없었다. 요청하면 ‘알렉사’가 알아서 일을 해 주기 때문에 버튼이 없었던 것이다. 워싱턴의 내일 날씨는 어때? 하고 물었는데 열 번을 해도 이 녀석이 나의 ‘웨더’를 못 알아듣는다. 그때만 해도 초보의 인공지능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메타버스라는 말이 대세다. 비슷한 말로 가상현실이 있었고 그게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으로 발전했다.

그러다가 메타버스로 굳어지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별난 디지털 세계다. 인공지능 기술로 지능형 실감영상에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이 고도화되고 접목되면서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이 융합되어 펼치는 색다른 세상이다. 있을 법한 가상의 세계에서 내가 활동한다. 꿈을 꾼다면 현실세계는 아니다.

그러나 현실 같은 꿈도 있다. 꿈을 실제로 동영상처럼 만들었다고 치자. 내가 주인공이면 그게 바로 메타버스의 하나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많이 활용하는 것이 내비게이션이다. 웬만한 자동차에 다 있고 스마트폰의 내비는 항상 최신의 교통정보를 제공하니 그걸 즐겨 쓴다. 내비에서 미리 가보기를 하면 실제로 앉은 자리서 길을 익힐 수가 있다.

구글의 어쓰(earth)를 이용하면 먼 나라 어느 곳이라도 가서 볼 수가 있다(중국은 막아 놓아서 안 된다). 카메라를 단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을 누빈 구글의 덕분이다. 어느 지점에다 사람의 아이콘을 끌어다 놓으면 그 자리에서 보는 것처럼 주위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해 오던 것이니 새로울 것이 없다.

컴퓨터 게임은 이런 것이 많다. 최근에 잔인한 어떤 게임 때문에 불편하고 걱정했었다. 주인공을 설정하면 아무 방향이나 보는 곳으로 내달리면서 닥치는 대로 치고 패는 것이다. 이런 걸 왜 만들었을까? 아이들이 그렇게 해도 되는 것으로 배우고 실제로 그리 할까 무섭다. 적절한 기기를 사용하면 시각적으로 더 몰입하게 해 줄 것이다.

이미 그런 장치가 만들어져 있고 갈수록 작고도 대단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활용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유익하게 활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PC에 인터넷을 연결하여 쓰다가 이동성이 좋은 스마트폰을 인터넷에 연결해 쓰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못하는 것이 거의 없다. 다만 화면이 크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다음에 오는 세상을 대변하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완벽하게 연결된 이상적인 가상세계를 구축하며 상호 연결된 차세대 정보망이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거의 매일 사용하는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었다. 왜 그랬을까? 웹의 큰 흐름이 그리 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제페토(ZEPETO), 이프랜드(ifland), 로블록스(ROBLOX) 등은 이미 메타버스의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처음 듣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흐름을 꿰뚫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된 것이다.

메타버스의 6대 핵심 요소는 몰입, 가상 신원, 디지털 자산, 현실 경험, 가상-현실간의 상호연결 및 완전한 사회시스템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의 경험을 디지털화(digitalization)하기 위해서 현실세계에서 가상세계로 발전하고, 또 디지털 경험을 현실화(actualization)하기 위해서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로도 발전할 것이다. 우리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오가며 즐기고 일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