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욱의 주간칼럼*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의미

글. 김용욱/PT.SSI 이사. 한인포스트 칼럼리스트

– 글로벌 경제협력 균열 이후 새로운 지경학(Geo-economics)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

미국 주도의 새로운 지역 경제 협력체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 (IPEF)’가 지난 5월 23일 공식 출범을 했다.

과거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와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가 그간 주된 경제협력 체제였다면 새로운 강력한 동호회(?)가 나타난 것이다.

평범한 일반 국민들에겐 IPEF, RCEP, CPTTP 등의 이러한 용어 자체도 어렵지만, 굳이 이런 용어를 써가면서까지 전 세계가 마치 ‘나를 따르라’ 하는 편가르기 식의 경제 협력체를 구축하려는 상황은 더 납득이 안 갈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990년대 초 냉전체제가 끝난 뒤 세계화와 자유무역 기조 하에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며 경제협력화 되어 오던 세상이 새로운 지경학 (Geo-economics)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는 의미를 받아 들이기는 더 어려운 이유다.

우선 이러한 거대 동호회(?)들의 규모를 알아보자. IPEF의 참여국은 총 13개국이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와 아세안 7개국(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창립멤버가 될 예정이다.

가히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협력체제가 확실시 되며 인구는 25억명(전 세계의 32.3%), GDP는 34조 6천억 달러(40.9%)에 달한다.

RCEP와 CPTPP는 FTA(자유무역협정)의 일종이다. RCEP는 앞서 말한 대로 중국의 주도로 중국, 한국, 호주, 뉴질랜드, 아세안 10개국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며, 인구는 22억 7천만명(29.7%), GDP는 26조 1천억 달러(30.8%)다.

CPTPP는 일본 주도의 협력체제로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등 11개국에 GDP는 10조 7천억달러(12.8%) 지만 관세철페율은 96%로 가장 우수하고 중국, 대만, 한국이 신규 회원가입을 신청한 상태로 규모는 더 커질 여지도 있다.

다음으로 이들 거대 경제협력 동호회의 목적과 분야는 어떻게 다를까?

앞서 말한 대로 RCEP와 CPTPP가 회원국 간의 관세철폐에 의한 FTA(자유무역협정)가 주된 목적이라면 IPEF는 신규 동호회로 미국이라는 G1 국가 회장의 주도하에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 탈탄소, 인프라, 조세-반부패 등 나름 다양한 분야와 세분화된 경제협력 세상을 만들자고 하다 보니 조세-반부패와 같은 정부와 체제 운영상 이슈에 민감한 G2 중국이 회장인 RCEP 입장에선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알고 있는내의 동호회들처럼 자발적 모임 정도라면 회원의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워야 하겠지만 정치, 이념, 경제상황이 다양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진 국가들 사이에선 쉽지 않다.

특히나 한국의 이슈는 심각하다.

과거 10여 년간 중국으 대학교와 직장에서의 동호회라는 비유를 들긴 했지만, 이 세상이 그저 대학과 직장로부터 중간재 수입 의존도는 19.4%에서 28.3%로 G7국가 대비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작년의 경우 한국의 전체 수출과 수입 중 중국 과의 거래는 25.3%, 22.5% 를 차지하며 중간재 수입은 특히나 50.2% 인 상황이다.

결국 과거 특정 동호회 가입 없이도 자유무역을 할 수 있었던 글로벌 경제협력이 균열이 간 이후 새로운 지경학 (Geo-economics)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경제적 수단을 사용하여 정체적 목적을 달성하자는 지경학이 그간 인류역사에서 없었던 개념과 사고는 절대 아니다.

16세기 대항해 시대의 중상주의 시절의 무역정책에도 보호무역은 존재했다.

적대국에 대한 경제제제부터 우방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와 최혜국(MFN) 대우까지 정치적 목적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경제정책은 국제정치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90년대 냉전 후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어떤 현상이 지속되면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란 생각은 그저 인간의 착각이다.

지경학의 귀환은 인간의 역사이고 이제 와서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는 표현이 맞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끝날 이슈도 아니다. 위기이자 기회는 영원한 인간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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