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 수출규제 철폐… 내수시장 공급 의무 백지화

지난 1월부터 ‘식용유 파동’으로 팜유 수출을 규제했던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수시장 공급의무와 가격상한제를 폐기하고 수출세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1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무하맛 룻피 무역부 장관은 전날 팜유 수출업자에게 지난 1월부터 부과한 내수시장 공급의무(DMO)를 즉각 철폐키로 했다며 더 이상 수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팜유 국제가격 급등으로 생산업자들이 수출에 집중하는 바람에 올해 초 내수시장의 식용유 가격이 40% 이상 급등하고, 품귀현상을 겪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1월부터 팜유 수출을 6개월간 허가제로 전환하고, 예정 수출물량의 20%를 내수시장에 우선 공급하도록 하는 의무와 가격 상한제를 잇달아 도입했다.

이어 이달 10일부터는 팜유 수출업자의 내수 공급 의무 비율을 30%로, 10% 포인트 더 올렸다.
하지만, 잇단 정책에도 식용유 품귀현상이 심해지자 ‘규제가 공급을 더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무하맛 장관은 수출 규제를 철폐하는 대신 팜유의 톤(t)당 수출세와 수출부담금 상한선을 기존 375달러에서 675달러로 80% 올렸다.

팜유 수출 부담금은 기준가격이 50달러 오를 때마다 20달러씩 누진해서 올린다.
수출업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되, 수출세와 부담금을 대폭 올려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것이 바로 시장 메커니즘”이라며 “수출보다 국내에 파는 게 더 이익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 공급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서 15일에는 포장 식용유의 가격 상한제를 철폐하고, 벌크 식용유의 경우 가격 상한을 높이고 정부 보조금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팜유 수출세와 부담금 인상분을 식용유 보조금으로 쓰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는 수출 규제 철폐를 환영한다며 수출세와 부담금 인상에 대한 정부의 세부 공지를 기다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팜유 가격은 2018년 말 톤당 500달러대에서 지난해 1천300달러가 넘는 등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도네시아의 이달 팜유 기준 가격은 톤당 1천43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가격이 오르자 인도네시아의 팜유 생산업자들이 내수보다 수출에 집중하면서 식용유 가격이 작년 초 리터(ℓ)당 1만4천 루피아(1천166원)에서 올해 초엔 2만 루피아(1천676원)로 40% 이상 급등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출 규제와 가격 상한제로 가격을 잡아보려 했지만, 오히려 시장에서 식용유가 더 귀해지자 급히 수출세와 부담금 인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볶거나 튀긴 음식을 선호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식용유 가격은 민심과 직결되는 품목이다.
인도네시아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식용유 파동’ 대처를 비판했다.

한 의원은 “1월부터 지금까지 식용유와 관련해 6건의 규제와 정책이 발표됐다”며 “그중 어떤 것도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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